무정 1 수능대비 한국문학 필독서 2
이광수 지음, 송창현 엮음 / 넥서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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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과 낡음이 뒤섞인 격동(激動)의 이야기, [무정]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 소설이자 연재 당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다는 이광수의 [무정]청소년이 읽어야 할 최소한의 한국문학이라는 새로운 부제를 붙이고 다시 우리 곁을 찾아 왔다. 한국 문학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의미를 지니는 소설이기에 지금껏 수차례 반복되어 출간되어온 소설이지만, 이번에는 간략한 작가 소개와 작품 개관, 주요 등장인물과 줄거리, 작품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 등을 본문 앞에 정갈히 실어 타겟 독자인 청소년의 이해를 돕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따져보면 한 달 남짓인 작품 속 시간은 형식과 주요 등장인물들 삶에서 마치 몇 년의 세월처럼 급박하게 흘러간다. 또한 이 소설은 특히, 그 전에 나온 소설들에 비해 유독 등장인물의 심리묘사가 탁월했다는 평을 받는다. 주인공인 형식은 영채와 선형이라는 두 여자와 삼각 관계를 이루는데, 그 관계가 전형적인 서술에서 벗어나 구어체의 형식을 빌어 형식의 순간적인 마음의 변화를 집요하게 묘사한다. 현재형으로 서술되는 부분은 독자들로 하여금 읽으며 등장인물의 현실(現實)에 정신없이 몰입하게끔 하는 매개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다. 이 밖에 [무정]이 가지는 소설적인 여러 변화가 한국 문학사에 있어 많은 의의를 가지게 함에도 불구하고, 소설이 결말을 향해 달려갈수록, 계몽주의적인 시선으로 지배되어 플롯이 급하게 단조롭게 마무리되지 않았나는 비판 섞인 의심은 좀처럼 거두기 힘들다.

 

무정(無情). 제목을 찬찬히 훑어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새로운 시대를 찾아 떠나는 주인공들의 여정에, 옛 것은 그들을 정 없는(無情) 그대라 부를 것인지. 아니면 그들변한 시대를 정이 없다(無情)할 것인지. 아니, 실은 아무리 당대가 필요로 했던 모범적인, 계몽을 실현한 결말 때문이라고는 하나, 두 여자 영채와 선형에게 있어서는 다름 아닌 형식이 무정(無情), 그 자체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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