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파국 - 나는 환경책을 읽었다
최성각 지음 / 동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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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저자 최성각의 환경 도서 욕망과 파국.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은 '공감의 에세이'의 성격을 띠는, 책에 대한 산문 모읍집이다. 1<기후행동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에선 기후 문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할 이유로 기후이변, 빙하의 퇴각, 그레타 툰베리의 활동, GNHGDP의 관계 등을 제시한다. 산업 발전을 통한 국가 경제 성장에 모든 나라가 몰두하고 있는 이 시대에 경각심을 일깨울만한 날카로운 비판의 여지를 드러낸다. 2<사라지는 것들의 끝없는 목록>에서는 인간의 이기심을 주로 다루는데 인간이 허락 없이 사용한 자연과 생명, 그에 따르는 처참한 대가를 이야기한다. 3<조종은 언제 울려야 하는가>에서는 다양한 문학 작품들이 등장한다. 여기서 언급된 스콧 니어링, H.D. 소로, 권정생, 솔제니친, 루이스 세풀베다의 작품과 생애를 엿보며 그들이 추구했던 삶의 형태와 평화를 이야기한다. 4<이 산천은 정권의 권리가 아니다(새만금과 4대강)>에서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산천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그 이후 우리의 의무에 주목한다. 5<꿈 꾸는 것 자체가 여전히 희밍이다>는 제국주의, 후쿠시마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끝까지 낙관한다.

작가의 뛰어난 글솜씨는 3부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가 느껴졌는데, 소설가답게 짧은 서평 몇 장에서도 책 한 권을 통째로 꿰뚫어본 느낌이 들 정로도 흡입력 있는 전개에 놀랐다. 또한 이 책은 비판과 경고, 경각심을 드러내는 말들로 가득 차있지만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아마 글들 속에 서려진 인류와 지구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느껴졌기 때문 아닐까 싶다. 서평집이라는 장르가 낯설어 반신반의했었지만 폭넓은 지식을 쉽게 얻은 느낌이라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책 속에서는 환경 뿐만 아니라 노숙자와 장애인, 가난한 자 등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갖는 아픔도 다루어 자연과 인간의 공생의 방법을 논한다. 본문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단어인 '욕망''파국'은 역시나 저자가 궁극적으로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응축적으로 표현한다. 가히 파국에 이르기 전에 최소한의 소유와 배려를 실천하자는 저자의 제안을 우리 모두 귀담아 들어야 한다.

 

 

p.41 저자는 지금이라도 한 사람 한사람이 국가 간 협약을 지키도록 정부를 감시하고, 지금껏 살아오던 생활방식을 조금이라도 바꾼다면 예상되는 파국을 합리적인 수준까지 완화시키면서 지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뭉클한 체험기는 황당한 지구 종말론이라기보다는 우리에게 꾸물거릴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절박한 호소문으로 읽힌다.

 


p.101 돌고래를 합법적으로 잡든 불법적으로 잡든, 그 합법과 불법의 기준은 돌고래의 의견을 들어보고 정한 것일까? 우리 인간들이 멋대로 정한 합법성, 불법성 아니겠는가.

 

 

p.135 나는 그가 자신의 삶이 실패했다고 여기는 바로 그 지점에서 '참다운 거인'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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