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 애매하게 가난한 밀레니얼 세대의 '돈'립생활 이야기
신민주 지음 / 디귿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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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당의 정치인이 썼다고 하기엔 구성과 내용이 편안하며 쉽게 읽힌다. 자칫하면 정치적 성향을 띌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기본소득은 수단일 뿐 사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공생일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라에서 돈을 달라는 단순한 떼쓰기가 아니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를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우리란 무엇인가? 우리의 범주 안에 과연 모두가 속할 수 있을까? 나는 과연 속할 수 있을까? 결혼하지 않은 여성, 난민, 결혼 이주민, 홈리스, 자발적 실업자, 장애인, 가출 청소년 또한 우리안에 속해있는가. 모든 활동에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21세기 자본주의 시대에 살며 진정 우리 모두가 최소한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써의 기본소득을 제안한다. 기본소득이 경제력 부족으로 삶이 힘든 모든 이들의 생을 구출해주는 구세주가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살기 위해 더 나은 방향으로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첫 발자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답게 살 권리의 대상에 선별은 필요하지 않다. 내가 약자임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만큼의 어려움을 제 손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저자를 응원한다.

 

p.31 나는 추락하고 다친 이후에 치료해주겠다는 약속보다 튼튼한 다리를 함께 만들자고 손 내밀기로 했다.

 

p.64 사회는 그들을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부류하고는 했지만, 그들은 결코 게으르지 않았다. 지폐를 건네는 노인의 손에 그려진 주름살과, 점장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들은 그들이 살아온 길과 해왔던 노동의 증표처럼 남아있다.

 

p.101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난민은, 결혼 이주민은, 홈리스는, 자발적 실업자는, 장애인은 모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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