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편지 바벨의 도서관 1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김상훈 옮김 / 바다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의 첫 번째 작인 에드거 앨런 포의 <도둑맞은 편지> 는 총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다섯 편의 단편 중 하나는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도둑맞은 편지> 이다. <도둑맞은 편지> 는 어떤 인물이 중요한 편지를 도둑맞게 된다. 편지의 주인은 누가 편지를 훔쳤갔는지 알지만 함부로 찾아올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사건을 경찰국장에 의뢰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 시작된다. 경찰국장은 범인이 외출한 사이 집 전체를 수색했고 편지를 숨겨두었을 만한 곳은 다 찾아 보았지만 결국 찾지 못한다. 경찰국장은 뒤팽에게 찾아와 조언을 구하는데 뒤팽의 말대로 편지는 너무나 뻔한 곳에 놓여져 있었다. 

 두번 째 단편인 <병속에서 나온 수기> 는 폭풍우를 만나 침몰 직전의 배에서 혼자 살아남은 인물이 등장한다. 이 사람은 커다란 배 한 척을 맞딱 들이게되는데 그곳에서 만난 선원들은 이상한 기운을 풍기는 노인들이었다. 그들은 이 사람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듯 했다. 마치 없는 사람 취급을 하듯이. 이 책을 읽어나가며 이 배의 사람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은 해역의 비밀을 알아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고 자신이 무심히 발랐던 타르 자국이 발견을 뜻하는 DISCOVERY 라는 단어를 발견한다. 뭔가 음침한 분위기의 이 배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밸더머 사례의 진상> 은 임종의 순간에 최면을 걸어보고자 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러던 중 곧 죽음을 앞둔 밸더머 씨를 알게되고 밸더머 씨는 흔쾌히 피실험자가 되기를 결정한다. 임종 직전의 밸더머 씨에게 최면을 걸었는데 육체는 죽은 상태에서 정신은 살아 있는 상태를 관찰하게 된다. 관찰을 하던 모든 사람들은 소름끼치는 그런 광경에 놀라고 만다. 밸더머 씨는 고통을 호소하며 자신을 깨워주든지 죽도록 해달라고 한다. 육체는 죽은 상태에서 정신만 살아있는 상태는 온전히 살아있다고 보기 힘든 것이고 그런 상태에서는 오히려 고통만 안겨주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군중 속의 사람> 은 호텔 커피숍에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던 사람이 이리 저리 계속 같은 길을 반복해서 다니는, 노쇠한 노인을 보게된다. 그는 왠지 모를 호기심이 생겨 그를 미행하게 된다. 그는 하루 종일 갔던 길을 왔다 갔다한다. 알고보니 노인은 혼자 있는 것을 무척 싫어하여 군중 속에서 있고자 사람이 많은 곳으로 계속 가고 있는 것이었다. 혼자 있기를 거부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 

 <함정과 진자> 는 사형선고를 받고 지하 감옥에 투옥 중인 사람이 등장한다. 어두컴컴한 감방에서 육체적 고통보다도 자신이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심리적 고통이 훨씬 더 심하게 그려진다. 자신을 죽이기 위해 낭떠러지가 한 가운데 있고 천장에서부터 천천히 내려오는 칼날 진자가 감방에 투옥된 이 사람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읽는 내내 마치 내가 이 감방의 수감자가 된 듯이 긴장하였다. 

 총 다섯 편의 단편들을 읽으며 공포스러우며 뭔가 캐내가는 느낌을 받았고 인간의 깊숙한 내면에 위치한 본성과 의식같은 것들을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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