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시절 열린책들 세계문학 103
조지 오웰 지음, 박경서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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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첫 장편 소설이었던 <버마 시절>

역시 첫술에 배부르기는 어려운 것인지... 소설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지만, 전개의 엉성함이나 스토리의 진부함이 묻어난다.

긴 호흡으로 끌어가던 이야기를 급작스럽게 마무리 하며 글이 마쳐짐도 아쉬운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 답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나 식민지 역사를 안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버마인이 느꼈을 당시의 좌절감이나 새롭게 꿈틀 대는 민족주의 운동에 대한 기대감, 아울러 독립에 대한 염원이 전달되어 감정 이입이 되었다.

주인공 플로리는 지배자 계급이지만, 지배 계급의 행태에 역겨움을 느낀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피지배인들의 편에 서는 것도 아닌 ‘중간자적 위치‘를 취한다. 그러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느끼는 지식인으로서의 괴리감으로 고통 스러워하고 허무감을 느낀다.

굳이 ‘사랑 이야기‘라는 통속적 설정이 필요 없었을 것 같은데, 엘리자베스와의 인연이 전체 이야기의 큰 축을 차지한다.

굉장히 오랫동안 읽었던 책이다. 쉬 진도가 나가지 않아. 덮었다가 처음부터 다시 읽기를 반복하였고... 다시 읽기를 시작하였지만,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 이야기 얼개의 엉성함이 아쉬었다. 오래된 고전이기때문이라고 이해하려 노력하였지만, 시점 이동의 불일치 등은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차라리 철저희 3인칭 관찰자 시점을 견지하였다면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정쩡한 관찰자 시점과 전지적 시점의 교차로 오히려 혼란을 가중한다.

좋은 소설임은 분명하고 사회적/정치적 관점에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소설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소설적 가치를 평가한다면 높게 평가하기는 어려운 것이 이 작품의 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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