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장화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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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원두 커피 같다. 늘 그랬다. 

에스프레소와 다디단 다방커피는 첫모금은 맛있지만 두번째를 들이킬 때는 주저함이 든다. 

원두 커피는 심심하지만 자극이 없고, 맛있다. 

그래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 좋다. 때로는 나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건가 이상하게 느껴질 때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읽으면 모든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구나 싶었다. 

쇼조와 히와코 부부는 결혼한지 10년이 된 부부다. 거기에 아이도 없이 둘 만 생활하고 있다. 남편 쇼조는 자기 의 방식대로만 생활한다. 히와코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하지도 않고, 할 수 없을 만큼 습관이 들어버린 듯한다.  

히와코는 쇼조가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 주길 기대하지만 그러지 않는 다는 걸 알고 있고, 가끔 쇼조가 없을 때에는 그의 빈자리를 그리워한다. 

오래된 연인과 부부는 불타는 애정보다 권태와 익숙함이 자리한다. 히와코와 쇼조 또한 그런 모습이다. 둘 사이의 공감이 적어지고 익숙함이 배어들어 좀 지루한 면이 없지 않지만 우리의 일상의 모습을 들여다 보면 하루하루 다른 일들이 드라마처럼 펼쳐지는건 아니지 않은가? 

 사랑의 다른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 였으며, 고소한 원두 커피를 한 잔 마신 듯 긴 여운과 생각을 남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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