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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다정하진 않지만 - 카렐 차페크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영국 여행기 ㅣ 흄세 에세이 5
카렐 차페크 지음, 박아람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9월
평점 :

영국에 갈 계획이 있거나 혹은 가본 적 있다면
끊임없는 수다를 듣고 싶다면
재미있는 삽화를 배우고 싶다면
출퇴근 길에 가볍게 읽을 책을 찾는다면
따듯한 홍차와 함께
카렐 차페크. 부끄러운 이야기긴 하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저 내가 다녀온 그곳, 영국에 대해 누군가가 쓴 책이라는 이유로 이 책을 읽고 싶었고, 책을 접한 뒤에야 이 책의 저자가 체코의 유명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보면, 책을 읽노라고 하곤 있으나 아직 읽지 않았거나, 그래서 그 책의 두꼐감이 어떤지 모르는 작품들도 꽤 많이 있다. 예전에 『프랑켄슈타인』을 읽으면서 뒤통수를 맞은 듯한 그 느낌을 거의 처음 받았었는데, 책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내 자신이 작아지기만 한다.
먼저 책표지에 자세하게 설명되어있는 저자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카렐 차페크는 여러 작품을 남기긴 했으나, 1920년 '로봇'이란 말을 세상에 소개한 인물로 유명하다고 한다. 1920년에 그는 '로봇'을 어떤 개념으로, 어떤 작품에서 사용했을지, 그의 작품이 다시 궁금해졌다.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와 체코 문학의 3대 작가로 손꼽힌다는 카렐 차페크를 이제야 알게 되다니.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그의 여행기이지만, 다른 작품들도 꼭 읽어보리라 다짐해본다.

한창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우리가 예를 들면 호주의 시드니를 갔다고 치자. 그럼 우리는 호주 여행했다고 할 수 있을까, 혹은 시드니를 여행했다고 말해야만 하는 걸까. 한 국가의 한 도시를 얼마나 오래 체류했건간에, 한 도시에 대해서만 경험했을 때 그 국가를 가보았다고 해도 될 것인지 고민한 것은 꽤 최근의 일이다. 지금까지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당연하게, 시드니를 다녀왔다면, 호주를 갔다왔다고 얘기했을 것이기에. 아마 호주 뉴질랜드 여행이 그 생각에 한 몫을 한 것 같다. 도시마다 너무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기에, 감히 그 나라에 대해 어느 한 도시를 대표격으로 말할 수 있을지.
그래서 전에는 생각지 않았던 '영국 여행기'라는 글귀를 보고, 카렐 차페크는 영국의 어디어디를 다녀왔는지 궁금해졌다. 목차를 보고 알았으나, 그는 런던만 다녀온 것이 아니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웨일스를 다녀왔고 아일랜드는 다녀오지 못했지만, 그 '일'에 대해서 아주 재치있게 한 꼭지점으로 책에 기록하고 있다.

그의 책이 또 재미있었던 것은, 곳곳에 숨어있는 그의 삽화 덕분이었다. 가본 적이 있는 곳이었기에 그의 삽화속에서 나의 기억속 풍경이 속속들이 다시 살아나는 것만 같았다.
도버와는 거리가 있는 곳이지만, 내가 가본 세븐시스터즈의 사진을 같이 옆에 두고 싶어졌다.


차로 2시간 이내 거리라는데, 도버부터 세븐시스터즈 혹은 그 이후까지 저 하얀 절벽이 펼쳐져 있다는 말일까.
그리고 시골 챕터에 있던 양떼. 오른쪽 사진은 스톤헨지의 옆에 있던 무수한 양떼사진이다. 그렇게 큰 양을 본 적은 처음이라 아주 놀랐던 기억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