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그림자 - 동물들의 눈에는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와이즈만 호기심 그림책 6
시벨레 영 지음, 김은령 옮김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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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고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해합니다. 와이즈만 호기심 그림책 여섯번째 책인데 제목에 궁금해라는 글자가 없네요. 호기심 그림책이 맞나 하면서 책장을 넘겨봅니다. 동물들의 눈에는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하는 궁금증을 여왕의 그림자 이야기를 통해 동물의 눈에 숨은 과학을 살펴보는 책이네요. 호기심 그림책이 맞군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함께 들여다 보도록해요.

 

여왕의 왕궁에서 호화로운 연회가 열렸어요. 그런데 갑자기 번쩍 번갯불이 일고 연회장 안이 환해지더니, 우르르 쾅쾅 천둥이 치면서 온통 깜깜해졌어요. 잠시 뒤, 불이 다시 켜지자 여왕의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누군가 여왕의 그림자를 훔쳐갔다는군요. 왕실 수사관 갯가재가 용의자들을 심문합니다. 저마다 자신의 눈에 비친 사건의 진실이 있어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사에 지쳐갈 때쯤 성게가 여왕님이 화장실에 그림자를 두고 왔다고 말합니다. 모두가 기가 막혀 말을 잃고 여왕의 얼굴은 점점 붉어지지요. 왕실 근위병들은 여자 화장실에 널브러져 있는 여왕의 그림자를 부랴부랴 챙겨왔어요. 여왕은 말없이 호위를 받으며 연회장을 나가고, 손님들은 안내를 받으며 왕궁을 빠져나갑니다. 왕궁문을 지나고 나서야 불현듯 저마다 뭔가를 두고 왔다는 걸 알아차렸어요. 바로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를 떼어 놓고 왔네요. 하지만 너도나도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환해집니다.
 
이제 저마다 자신의 눈에 비친 사건의 진실과 그들의 눈에 숨은 과학을 알아보도록해요.

 

왕실 수사관 갯가재는 용의자들을 심문합니다. 방 안을 쭉 훑어보더니 카멜로온을 범인으로 지목하네요. 세 가지 각도로 사물을 볼 수 있어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편광을 보는 뛰어난 능력 덕분에 감쪽같이 위장한 먹잇감도 쉽게 찾는 갯가재는 주변 색깔에 맞추어 감쪽같이 몸을 숨기고 있는 카멜레온을 가리키며 혀를 날름 내밀어 그림자를 홱 낚아채서 한입에 꿀껏 삼켰다고 말합니다.
눈을 동시에 서로 다른 방향을 볼 수 있지만 양쪽 눈을 따로따로 움직일 때는 깊이 지각이 안되는 카멜레온은 번갯불이 번쩍일 때, 뭘 먹을까 하고 두 눈을 따로따로 굴리고 있었고 두 눈의 초점을 동시에 하나의 목표에 맞추지 않고 있어서 제대로 겨냥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하며 식탁보 자락을 헤치고 상어 대장의 꼬리지느러미가 보였고 그 자리는 바로 여왕님의 발밑이었다고 상어를 지목합니다.
색깔을 잘 볼 수 없지만 밝음과 어두움은 또렷이 구별하며 망막 뒤 거울과 같은 반사막이 있어서 흐릿한 물속에서도 밝고 어두운 무늬를 볼 수 있는 상어는 식탁 밑으로 들어간 것은 맞지만 무슨 색깔인지 알 수 없었고, 바닥에 떨어진 대구 완자를 집으려고 했을 뿐인데 양탄자의 무늬인 양 교묘하게 모두를 속인 랜스헤드가 꽈리를 틀고 있었다고 뱀을 지적합니다.

 

살모사인 랜스헤드는 양쪽 눈과 콧구멍 사이에 있는 열 감지기로 적외선을 볼 수 있고 그 덕분에 한밤중에도 먹이 사냥을 할 수 있지요. 랜스헤드는 염소의 퉁탕퉁탕 내달리는 발에 채일까 겁이 나서 여왕님 뒤에 숨어 있었고 불이 꺼졌을 때, 염소가 여왕님 옆으로 바짝 다가와 잔뜩 노려보고 있었다고 범인은 팬케이크 염소 백작이라고 말합니다.
눈동자가 가로로 길쭉한 네모꼴인 염소는 주변부를 보는 시력은 매우 좋지만 눈과 눈 사이가 워낙 멀어서 바로 앞이나 바로 뒤는 잘 못보기 때문에 바로 앞에 있는 여왕님을 보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여기저기 막 돌아다닌 이유는 잠자리가 자꾸만 들러붙어서 윙윙거리는 바람에 머리가 핑글핑글 돌 지경이었다고 눈 깜짝할 사이에 도둑질을 할 범인으로 잠자리를 지목하네요.
최고의 비행사이며 커다란 겹눈이 있어 온 사방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잠자리는 염소 주변에 늘 파리가 들끓고 있어서 따라다녔다고 하며 식사를 하면서 온 사방을 두루 살펴보니 저녁 내내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가 방 구석구석까지 슬금슬금 팔을 뻗치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가 범인일까요?

 

깊은 어두운 바닷속에서 사는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는 축구공만큼 커다란 눈으로 빛을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모아들일 수 있어서 멀리서 어둠을 뚫고 다가오는 덩치 큰 포식자도 알아차릴수 있지요. 자신이 손버릇이 나쁘다고 의심할지 모르지만 이 손 저 손으로 주전부리를 집어 오기 바빴다고 말하며 불이 꺼졌을 때 저만치서 비둘기 박사가 여왕님 머리 위로 후다닥 날아오르는 모습까지 보았다고 말합니다.
집중력과 관찰력이 뛰어나고 시력도 좋아 아주 멀리서도 잘 보고, 사람이 보지 못하는 자외선 영역까지 볼 수 있고, 몇 백 장의 사진을 몇 년 동안 잊지 않고 떠올리는 비둘기는 포식자를 피할 만한 안전지대를 찾아야 해서 엉겁결에 더 높은 데로 날아올랐다고 하면서 저녁 7시 42분, 7시 56분, 8시 4분, 불이 꺼지기 전에 번갯불이 번쩍인 시각 8시 11분, 그리고 8시 37분 그림자가 드리운 곳에서 뭔가 알짱알짱 움직이는 걸 보았다고 바로 로마노프! 이카이노!에게 나오라고 외칩니다.
꼬마 성게 둘이 식탁 밑에서 데구루루 굴러 나옵니다. 온 몸 전체가 눈알 같고 가시처럼 나 있는 무수히 많은 관족의 밑동과 맨 위 끄트머리에 빛을 감지하는 세포들이 있는 성게는 웃으며 말합니다. 여왕님이 화장실에 다녀온 뒤부터 쭈욱 그림자가 없었다고요. 모두가 기가 막혀 합니다.
 
용의자들은 자신들의 눈 특징에 맞게 저마다 자신의 눈에 비친 사건의 진실을 말해주었어요. 그들의 눈에 비친 과학을 알 수 있었네요. 범인은 바로 여왕님의 건망증!!!

이야기 속에서는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동물들의 시각 정보를 담고 있어요. 여러 동물들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는 추측만 할 뿐이랍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는 확실히 알려져 있어요. 여왕의 모습이 어떻게 눈에 비친 모습을 통해 뇌로 들어가 해석되는지 알 수 있었어요. 망막에 맺힌 상은 거꾸로 뒤집힌 모습이고 왼쪽 눈에서는 오른쪽 뇌로, 오른쪽 눈에서는 왼쪽 뇌로 시각 정보가 들어가며 뇌가 시각 정보를 해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네요. 세상을 보는데에는 눈과 뇌가 모두 필요하군요.


 

책 뒷편엔 이 책에 나오는 동물들에 대하여 자세히 알려줍니다. 이야기 속에서 비친 모습이 실제의 모습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지 살펴보도록 해요. 이야기속 어려운 단어는 별표시가 되어있는데 책 마지막에 용어 풀이로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여왕의 그림자를 훔친 범인을 찾기 위해 왕실 수사관 갯가재가 용의자들을 심문하면서 각자의 눈에 비친 사건의 진실을 살펴보았어요. 세상은 자신에게 비추어진 모습으로만 해석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동물의 눈에 숨은 과학도 공부해보고 폭넓은 시각으로 모든 주위의 사물을 살펴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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