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화학의 아버지 라부아지에 HOW? 위대한 실험관찰 만화
맹은지 지음, 김대지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손영운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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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1학년인 작은 아이가 질문을 하더라구요. 학교에서 부모 직업 체험 수업이 있는데 중학교 화학 선생님 학부모가 화학에 대하여 수업을 하기로 했다고요. 화학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화학에 대하여 궁금한 질문을 미리 준비해라는거에요. 당시엔 아이에게 화학이 무엇인지 설명하기가 참 힘들었지만 이 책을 통해 화학이란 그렇게 거창한게 아니고 우리의 생활 속 모든 물질들이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변하는지 연구하는 것이며, 모든 물질의 근원을 찾아가는게 화학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물리학과 천문학에 비해 연금술이라는 비과학적인 굴레에서 늦게 과학으로 정립되고 발전한 화학이 어떻게 지금의 위치까지 발전할 수 있었는지 화학의 아버지 라부아지에의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읽어보며 살펴보는 즐거운 시간을 가져봅니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변화,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 등에서 보듯 이미 확고하게 자리잡은 과학 가치관에서 벗어나기란 힘든 일이에요. 라부아지에도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 슈탈의 플로지스톤 이론에서 벗어나 화학을 연금술이 아닌 과학으로 확립하는데는 고정관념을 깨는 수많은 실험과 노력이 필요했고 많은 과학자들의 시행착오와 그들의 업적이 큰 도움을 주었어요.
 

 

모두 성공한 법률가인 할아버지, 아버지 덕분에 수준 높은 교육과 공부에 대한 열정을 발휘할 수 있었던 라부아지에는 변호사가 되길 원하는 집안의 기대로 파리 대학 법학과에 진학하고 1964년 법학사 학위를 취득했지만, 과학에 더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25세의 젊은 나이에 왕립 과학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된 라부아지에는 1775년 국립 화약 공장의 감독관으로 취임하며 집과 실험실을 병기창으로 옮기고 실험 기구가 잘 갖추어진 거대한 실험실을 사용할 수 있었고, 세금 징수원이라는 직업을 통해 번 돈으로 더 정밀한 화학 실험 기구들을 갖출 수 있어 하고자 하는 수많은 실험을 통해 수많은 화학적 업적을 남길 수 있었어요.

 

 
엠페도클레스의 이론에 4원소들이 서로 변환될 수 있다는 주장을 더한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에 의해 사람들은 납과 같은 금속으로 금을 만들 수 있을거라 믿었고 이집트의 금을 다루는 기술과 그리스의 자연철학이 만나서 연금술이 탄생했어요. 잘못된 4원소설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으로부터 4원소설이 잘못되었다는 걸 증명하고 화학이 연금술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화학분야 특히 기체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게 하였고 그중 대표적 인물은 헬몬트였어요.

헬몬트는 기체는 4원소중 하나인 공기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탐구하지 않았던 연금술사들과 달리 최초로 여러 기체의 존재를 알아냈어요. 그의 생각은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보일이 공기가 2가지 이상 물질의 혼합물이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조지프 블랙은 기체가 물질을 구성하고 화학반응에 관여한다는 것을 실험으로 찾아냈어요. 조지프 블랙은 고정 공기, 즉 이산화탄소에 대한 연구로 화학사에 큰 업적을 남겼어요.

 

 

독일의 의사이자 화학자인 슈탈은 4원소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인 플로지스톤 이론을 주장했어요. 물질이 타는 것은 물질 속에 플로지스톤이라는 원소가 있기 때문이며 플로지스톤이 빠져나가면서 불꽃이 보이는 것이고, 플로지스톤이 빠져나간 뒤에 재가 남는다고 연소를 설명했어요. 하지만 라부아지에는 연소가 플로지스톤이 방출되는 것이 아닌 기체와 물질의 결합이라고 생각하고 미지의 기체를 찾아내기 위한 실험을 하였고 그에게 도움을 줄 과학자 프리스톨리가 등장합니다.  

 

 

호기심 많은 목사인 프리스틀리는 수은의 재를 가열할 때 나오는 새로운 기체를 발견하고 '탈플로지스톤 공기'라고 불렀는데 이 공기는 라부아지에가 찾고 있던 바로 그 기체, 산소였어요. 하지만 플로지스톤 이론을 철석같이 믿었던 그는 이 새로운 성질의 기체가 연소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플로지스톤을 뒤엎고 새로운 연소 이론을 세울 산소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어요.  라부아지에는 보통의 공기가 한 가지 물질이 아닌 몇 가지 물질의 혼합물이라 생각하고 연소는 그중 한 가지 종류의 공기와 물질이 결합해 일어나는 현상으로 공기중에서 금속이 연소하면 금속이 산소와 결합해 질량이 증가하고 밀폐된 용기에 금속을 넣고 연소시키면 금속의 질량이 증가하는 것만큼 공기가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하여 전체 질량이 보존됨을 알았어요.

 

 

은둔형 천재 과학자 캐번디시는 가연성 기체를 보통 공기와 반응시키던 중 물이 생성된다는 것을 발견했고 가연성 기체 수소를 발견했어요. 이에 영감을 얻은 라부아지에는 물 분해 실험을 통해 물이 기본 원소가 아닌 산소와 가연성 공기의 화합물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과 플로지스톤 이론이 틀렸다고 주장하였고 라부아지에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당시까지 이루어진 화학에 대한 지식의 구조가 모두 바뀌어야 하므로 원로 화학자들은 이 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지만 새로운 화학은 점차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 나갔어요.

 

 
라부아지에는 동물의 호흡에 관한 연구를 통해 생물의 호흡이 열을 발생시킴을 실험으로 보였고 호흡이 열을 식혀 준다는 기존의 관점을 뒤엎었어요. 하지만 호흡으로 인한 연소 반응은 폐가 아니라 온몸에 존재하는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고 폐는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해 주는 역할을 하므로 호흡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고 호흡의 기능이 생명현상에 근본적인 에너지를 제공해 주는 것이라는 데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어요. 그럼에도 라부아지에의 호흡 이론이 높게 평가되는 것은 라부아지에의 연구 덕분에 체온 유지뿐만 아니라, 체내에서 일어나는 생리 현상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었고, 물질대사를 통해 생명체가 체온의 항상성을 유지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호흡에 대한 연구의 출발점을 마련해 주었다는 거지요.

 

 

화학에 대한 안내서가 필요하고 화학의 체계가 필요하다고 느낀 라부아지에는 원소들의 명명법을 정리하고 새로운 연소 이론과 원소 개념, 화학 이론을 정리한 <화학 원론>을 출판했어요. 근대 물리학의 기본서인 뉴턴의 <프린키피아>처럼 새로운 화학 교과서를 쓰기로 한 라부아지에는 이 책에서 1부 연소와 기체에 대한 내용, 2부 원소들이 결합한 화합물에 대한 내용, 3부 실험방법을 넣었어요. 3부에는 정확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과정들을 제시하고 실험을 통해 얻는 결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었고, 실험 기구와 실험 장면 그림은 아내 마리의 도움을 받았어요. 1789년 1월 17일 출판된 <화학 원론>을 통해 새로운 연소 이론과 원소 개념 및 체계의 확립이 이루어졌고 근대 화학의 기초를 이루게 되었어요.

하지만 프랑스 혁명 중 권력을 잡은 세력이 세금 징수업자들을 본보기로 징계에 처하기로 정하고 라부아지에의 연구가 프랑스의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는 탄원에도 사형이 집했되었고 라부아지에가 처형된 지 70여일 뒤, 그를 처형시켰던 정권은 또 다른 당에 의해 탄핵을 당하고, 지도부가 처형되며 그의 공헌을 뒤늦게 알게 된 이들은 70여일 차이로 당대 최고의 과학자를 잃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어요. 프랑스 혁명으로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마리는 라부아지에의 연구를 최종적으로 정리해 1792년 라부아지에의 <화학 논고>를 출판했어요. 마리 덕분에 라부아지에의 정교한 실험이 잘 기록, 보존될 수 있었고, 많은 과학자들이 라부아지에가 제시한 새로운 화학을 이어 나갈 수 있었어요.

라부아지에의 이론에 기초한 새로운 화학은 1900년대 초반 급격하게 발전했어요. 1800년 프루스트 [일정 성분비의 법칙], 1803년 돌턴 [배수 비례의 법칙], 1808년 게이뤼삭 [기체 반응의 법칙], 1811년 아보가드로 [분자설]등 천문학, 물리학에 비해 그동안 뒤쳐져 있던 화학이 18, 19세기에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책 뒷편 에필로그에서는 연금술에서 화학으로 물질의 비밀을 밝힐 때까지 이어진 라부아지에 전과 후 인물들에 대하여 책 본문에서 살펴본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하게 해줍니다. 4원소설과 플로지스톤 이론이 틀렸음을 밝히기 위한 라부아지에의 노력과 라부아지에의 뒤를 이어 빠른 화학의 발전을 이룩하게 한 과학자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요. 

 

화학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제시한 1학년 아이로부터 시작해 이 책을 통해 화학이 무엇이고 화학이 연금술에서 과학으로 발전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서 과학이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게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잘못을 고치려는 노력과 반전의 산물임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네요. 무엇이든지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는 자세보다는 틀릴수도 있고 새로운 생각이 맞을수도 있다는 창의적 사고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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