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앙투아네트의 역사 교실 - 역사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수상한 인문학 교실
신연호 지음, 소복이 그림 / 시공주니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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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 온 유산이지만 오늘날 우리들의 기억속엔 왕이나 장군, 영웅 등 만이 남아있는것 같아요. 역사적 사건속에서 평범한 사람의 위대한 역할이 가장 두드러진 사건중 하나는 프랑스 혁명의 출발선이 된 바스티유 함락이 아닐지요. 역사적 건출물을 만들때나, 중요한 전쟁에서 목숨을 걸고 승리를 이끈 주역은 바로 평범한 사람들의 힘입니다. 장미와 함께 그 사람들이 어떻게 역사를 발전시켰는지 함께 여행해보는건 어떨지요.

 

삼촌때문에 억지로 역사 공부를 하는 장미는 삼촌을 피해 들어간 카페에서 교실지기를 만나 마리 앙투아네트와 프랑스 혁명의 현장에서 장 밥티스트, 폴린 등을 만나게 됩니다. 이번 인문학 교실에서 장미의 역할은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

 

역사학 박사가 되려고 서른 살이 넘어서까지 학교에 다니는 삼촌은 장미에게 역사 공부를 시킵니다. 영어나 국어나 수학은 사는 데 필요하지만 역사는 어디에도 쓸모 없다고 생각하며 삼촌을 피해 도망간 장소는 '수상한 인문학 교실'이라는 글씨가 붙여진 카페에요. 가슴에 '교실지기'라고 쓴 이름표를 단 아저씨가 차림표를 보여줍니다. 노벨, 에디슨, 잔 다르크, 마리 앙투아네트 등 사람 이름이 적혀있어요. 마리 앙투아네트를 주문하니 역사 속 프랑스로 보내준다는군요. 교실지기가 앞치마 주머니에서 작은 부채를 꺼내 이 부채가 베르사이유로 데려다줄거라 합니다. 왕비에게 프랑스 국민들이 쓴 진정서를 읽어 주라고 하네요. 장미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는 삼촌을 피해 프랑스어로 에데 무아!를 외치자 장미는 베르사이유 궁전에 도착해요. 왕비와 폴리냐크 부인을 만나게 되요.

 

궁전의 화려함에 장미는 입을 다물 수 없어요. 캉팡 부인은 장미가 머물 방을 마련해 줍니다. 왕비는 벽에 붙은 가구를 가리키며 진정서를 꺼내 오라고 명령합니다. 교실지기가 장미가 읽어 주는 진정서를 귀담아 들으라고 했다고 하지만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캉팡 부인은 누군가 몰래 숨겨 둔 책자가 나올 때마다 왕비가 무척 불편해한다고 진정서를 잘 보관해 두라고 합니다. 파리 구경을 권유하는 캉팡 부인은 마구간에 가서 파리로 가는 마차를 얻어 타라고 말해줘요. 그곳에서 만난 장미보다 서너 살쯤 더 먹은 소년 장 밥티스트는 프랑스의 신분 이야기를 꺼내고 쌓여만 가는 평민의 불만을 이야기해주지요. 삼부회에서 푸대접 받는 평민 대표들은 국민 의회를 만들어 국민들의 권리를 찾으려고 하고 장 밥도 그런 의회를 응원한다는것을 알게 된 장미는 마부 마르탱 아저씨와 장 밥과 함께 파리 구경을 떠나요.

 

마르탱 아저씨는 파리 구경하기에 제일 좋은 곳이라며 왕의 친척이 사는 랄레 루아얄에 장미를 내려줍니다. 장 밥은 장미를 데리고 '카페 푸아'라는 카페에서 폴린 누나를 소개해주고 장미를 떼어 놓으려는 장 밥에게 따라가겠다고 고집을 피우며 함께 거리를 살피던 장미는 가방을 도둑맞아요. 캉팡이 준 금화는 주머니에 있고 부채도 잘 챙겨서 수첩 하나 든 작은 가방은 없어도 그만이지만 장 밥은 가방을 찾아온다며 장미를 혼자 두고 저만치 사라져버려요. 한참 동안 장 밥을 기다리지만 장 밥은 나타나지 않아요. 마르탱의 마차가 나타나 궁전으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자기 때문에 사라진 장 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혼자 궁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자 마르탱은 장 밥티스트가 갈 만한 곳에 데려다 준다고 합니다. '클로드 숄라네 포도주 가게'에서 만난 클로드는 장 밥을 알고 있는 또 다른 사람을 소개해 주고, 꼬리를 잇는 소개로 몇 사람을 더 만나지만 장 밥을 만났다는 사람은 없어요. 장미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은 장 밥의 친구 장 마리에요. 맥주 가게에서 일하는 장 마리는 오히려 장미에게 장 밥의 안부를 물어요, 저녁때가 되자 장미 곁으로 다가온 사람은 카페 푸아에서 만난 폴린입니다. 장미의 사정을 듣더니 선뜻 재워 주겠다고 나서지요. 폴린의 집은 초콜릿 음료를 만드는 가게였어요.

 

일요일이라 일을 안하고 시내 소식을 궁금해 하는 폴린은 장미를 데리고 장 밥티스트를 찾으러 나갑니다. 카페 푸아에 도착하자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발 디딜 틈도 없어요. 사람들은 '무기를 들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무리 지어 카페 앞을 떠나요.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다니며 소리치는 바람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장미는 불안한 채로 낮에는 폴린의 동생들과 집 안에 갇혀 지내며 불안한 이틀을 보내요. 폴린은 파리 시내가 들끓고 있다며 장미와 동생들을 한방에 모아 놓고 나가지 못하게 해요.  다급히 들어온 폴린은 파리에서 일어났던 일을 말해 줍니다. 사람들이 흥분해서 돌아다니자 질서를 지키기 해서 시민 군대인 민병대가 만들어졌고 4만 명도 넘는 사람들이 민병대에 들겠다며 제 발로 찾아왔다는군요. 민병대에게 무기를 갖춰 주려고 사람들이 바스티유 감옥으로 가고 있다네요. 교실지기가 날 이리 보낸 건 역사 공부를 제대로 하라는 뜻일거라고 생각한 장미는 역사의 현장을 보러 나갑니다.

 

바스티유 감옥에 도착한 장미와 폴린은 장 밥을 만나게 되고 장미를 일부러 떨어뜨려 놓았다는 것을 알게되요. 장 밥은 파리의 분위기를 살피느라 이틀 통안 거리에서 잠을 자며 고생했고 민병대에 들어갈까 고민하던 때에 바스티유로 행진하는 사람들 틈에 섞였고 이곳에 와서 장 마리와 클로드를 만났다고 하네요. 장 밥과 장 마리는 폴린과 장미의 등을 떠밀어요. 장미를 집으로 데려가라고 합니다. 장미를 어머니에게 부탁하고 폴린은 바스티유 쪽으로 뛰어갑니다. 걱정하고 있는 장미 앞에 폴린과 장 밥이 무사히 돌아와요. 장 밥은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도둑맞았던 장미의 가방을 돌려주며 궁전으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장 밥은 떠나버려요. 마르탱과 함께 돌아온 장미는 혁명을 왕에게 전하는 공작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신이 프랑스 혁명의 한가운데에 와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되지요.

 

방으로 돌아온 장미는 서랍에 넣어 둔 진정서를 꺼내 봅니다. 진정서에는 사람들의 간절한 사연이 담겨 있어요.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지만 왕비는 머리 아픈 일이라며 외면했고 지금은 국민이 무섭다며 짐을 꾸리고 있어요. 그러나 왕비는 궁전을 떠나지 못하고 장미는 왕비가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시무룩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아요. 진정서를 꺼내 들고 왕비의 방으로 간 장미는 진정서를 읽어 드리고 싶다고 하지만 귀 기울이지 않아요. 장미가 간절하게 부르지만 왕비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캉팡에게 성을 내며 장미를 돌려보내라고 합니다. 장미는 방으로 가서 가방과 부채를 챙긴 뒤 마구간으로 가요.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곳으로 가서 부채를 펼치며 교실지기와 만났던 카페를 떠올리고 에데 무아!라고 외치자 다시 카페 ' 수상한 인문학 교실'로 돌아옵니다. 장미가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물어보지만 장 밥티스트는 누구인지 알 수 없어요. 교실지기는 '아쉽게도 역사가 모든 사람을 기록하지는 못하니까요. 그리고 저는 사람들이 꼭 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군이나 정치가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삶도 값어치가 있다는 말입니다.'라고 말해요.  더 궁금해하는 장미에게 교실지기는 삼촌을 가르키며 이제 삼촌에게 물어보라고 합니다. 삼촌에게 바스티유 함락으로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고 바스티유 감옥을 무너뜨린 시민들의 힘이 끝내는 프랑스 귀족의 권력과 왕권까지 무너뜨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지나간 일을 줄줄이 꿰고 있는 삼촌이 근사해 보입니다.

 

책 뒤편엔 교실지기의 특별수업이 들어있어요.
세계사 속의 역사에서는 역사에 대하여 정의하고 역사의 기준점이 된 예수 탄생, 역사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 사람이나 사건을 중심으로 역사책을 쓴 사마천, 트로이를 찾을 욕심에 다른 유적지를  파괴하고 유적지에서 나온 보물을 빼돌리기도 했지만 신화 속의 왕국을 역사로 만든 슐리만에 대하여 이야기해 줍니다.

비록 역사책에 이름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현장에서 역사를 만든 사람들이 진정한 역사의 주인공임을 알려주고 역사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므로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수나 잘못을 저지를 때도 많다는 것을 반성하고 기억하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부끄러운 역사를 대하는 자세를 강조하고 있어요.

 

책 속 인물, 책 속 사건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프랑스 혁명에 대하여 알 수 있어요. 프랑스 국민들이 너무 미워했기 때문에 널리 퍼진 헛소문의 주인공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루이 16세와 정략결혼을 한 프랑스의 적국인 오스트리아의 공주로 처음 왔을 때는 모두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 그녀의 차림은 곧 유행이 되었지만 귀족의 질시와 국민의 미움을 받는 처지가 되었어요.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을 통해 왕실의 금고는 텅텅 비어 가고 국민들은 배를 곯는데 왕비는 사치만 부린다고 분노의 대상이 되는 피해자의 억울함이 있었고 화려한 생활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왕실 재정이 나빠진 것이 마리 앙투아네트만의 잘못은 아니고 베르사유 궁전을 호화롭게 짓고, 전쟁을 벌였던 이전 왕들의 잘못이 컸지만 결국 거대한 역사의 물결을 피하지 못하고 사형까지 당했으니 비련한 역사의 주인공으로 동정의 마음이 들기도 하는군요.

프랑스 혁명이 불평등한 신분 사회, 달라진 사회 분위기, 불안한 국가 재정이 원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같은 실수를 범하는 어리석음은 피해야겠어요.

 

 

생각이 자라는 인문학에서는 4가지 질문을 우리 아이에게 던집니다.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속에서 승리자인 국민과 패배자인 왕, 왕비, 귀족의 입장에서 서로를 대변하는 이야기를 함께 아이와 나누면서 역사는 승자만의 이야기, 훌륭한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모든 이들의 기록이며 그 안에는 패자의 이야기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네요.

역사속 현장에서 진정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를 스스로 깨닫고, 역사적 사건을 평가하게 된 장미를 통해 우리 아이가 역사의 참 뜻을 알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었어요. 앞으로 만들어 나갈 미래의 역사에 우리 아이도 평범한 사람의 위대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올바른 역사관과 가치관을 갖도록 함께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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