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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어린이 놀이도감 - 김종만 선생님이 들려주는 145가지 놀이 ㅣ 살아있는 교육 37
김종만 지음, 김혜원 그림, 이상호 도움 / 보리 / 2017년 10월
평점 :

요즈음 아이들은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은 약해졌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 성향이 많아졌다고 해요. 아마도 생활이 풍족해져서 충분한 영양 섭취가 가능하니 체격은 커졌지만 운동장이나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줄어들어 체력은 약해졌을거에요. 또한 스마트폰이나 PC, 게임기, TV 등 혼자서 하는 나만의 시간을 즐기며 서로 협동하고 서로 함께 즐기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개인적인 성향이 높아졌을거구요. 곰곰히 우리 어릴적 시절을 돌이켜보면 지금처럼 놀거리가 많지 않지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주변에 널려있어 동네친구, 학교친구들과 어울려 다양한 실외 놀이를 하며 뛰어놀았던 순간이 떠오르네요.
놀이란 성장기에서 성년기로 상승 발전하는 과도기의 생존 방식이라는 김종만 선생님의 말씀처럼 복잡한 사회속에서 개인과 전체의 조화로운 삶을 꾸려 가기 위해서 어린이에게 놀이는 삶의 전부일 뿐 아니라 그속에서 새로운 삶이 움트고 나와 건강하고 원만한 사회인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일거에요. 하지만 성적, 출세 지상주의에서 공부라는 울타리에 갇혀 마땅히 알고 즐겨야 할 어린이 놀이를 잊고 있는건 아닐지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알았던 놀이는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고 미처 알지 몰랐던 재미있는 새로운 놀이도 알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초등학교 1학년 둘째아이가 이 책을 학교에 가져가 아이들에게 놀이를 알려준다는 말을 듣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공부를 강요하며, 발전을 중요시하며 아이들이 놀 시간과 장소를 빼앗아버린 나 자신과 우리 사회에 대해 반성하게 됩니다. 이 책 속에서 우리 어릴적 추억과 아이들의 웃음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런 도구 없이 맨몸으로만 하는 '맨몸놀이'는 28가지가 소개되어 있어요. 어릴적 많이 해보았고 요즈음 아이들도 잘 알고 있는 얼음땡 놀이를 살펴봐요. 그림만 보아도 어떤 놀이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잘 표현되어 있어요, '얼음'을 외치면 술래가 칠 수 없고, 다른 사람이 '땡'을 해 주면 다시 움직일 수 있지요. 놀이 방법을 순서대로 소개하고 놀이를 즐길수 있는 연령과 인원도 표기해두었어요.

도구가 있어야 노는 '도구놀이'는 46가지가 소개되었어요.
어릴적 남자 아이들의 개구쟁이 짓 때문에 많이 울기도 했던 고물줄 놀이에요.
명절때 친척 집에 놀러가면 노래와 동작이 조금씩 달랐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박자에 맞추어 놀이가 끝날 때 동작이 끝나야 하고, 노래가 새로 시작되면 고무줄 높이를 조금씩 올려 가고 마지막 동작은 고무줄을 밟으며 끝내고, 박자를 못 맞추거나 고무줄을 밟아야 할 경우 고물줄이 엉키거나 튕겨 오르면 죽는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높은 고무줄을 잘 하기 위해 치마속에 체육복 바지를 입었던 기억이 납니다. 둘이 할때는 철봉이나 나무 한쪽에 고무줄을 묶기도 하고 셋 이상일때는 편을 갈라 했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도구놀이는 사용하는 도구를 만들거나 준비하는 방법도 알려줘요.

땅에 금을 긋고 노는 '땅놀이'는 44가지 소개하고 있어요.
땅에 오징어 모양을 그리고, 자기 집에서 나와 상대편 집을 지나 자기 집으로 들어가 만세통을 찍는 오징어놀이가 있어요. 요즈음처럼 차가 많지 않던 저의 어린시절엔 공간과 금을 그을 막대기만 있으면 땅에 오징어 모양의 놀이판을 그려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두 편으로 나눈 뒤, 가위바위보로 공격 편과 수비 편을 정해 자기 집으로 들어가고 공격 편은 바깥마당으로 나올 때 깨금발로 다니고 다리를 건너면 두발로 다닐 수 있어요. 이때 수비 편은 다리를 못 건너게 막아야 해요, 공격 편은 수비 편 문을 통과해 수비 편 집을 지나 자기 집 만세통에 발을 찍으면 이겨요. 수비 편도 문으로 나와 깨금발로 상대편을 공격할 수 있고 바깥마당에서는 상대편을 쓰러뜨리며 싸우며 공격 편이나 수비 편이나 모두 금을 밟거나 발이 땅에 닿으면 죽어요.
땅놀이 편은 놀이판 그리는 방법을 소개하고 놀이판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주었어요. 그림만 보아도 쉽게 놀이판 그리기를 할 수 있어요.

힘을 겨루거나 승리를 중요하게 보지 않고 노는 '즐기기 놀이'는 27가지 소개하고 있어요.
저수지나 개울가에서 친구들끼리 자주 했던 물수제비 뜨기가 있네요. 물 위로 돌을 던져 돌이 튀는 횟수를 재는거에요. 반들반들하고 납작한 작은 돌을 잘 찾는게 중요하지요. 또한 돌을 물 위를 향해 비스듬히 던지는 자세도 중요해요. 항상 삼촌과 아빠에게 지기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경험을 통해 팔매질을 잘하고, 돌을 던지는 각도를 잘 맞추는게 중요해요.
즐기기 놀이편에는 놀이의 주의할 점을 알려줍니다. 물수제비 뜨기는 납작하고 가벼운 돌을 고르라고 알려주네요.

책 뒷편엔 책에 소개된 놀이가 아이들이 놀이 이름으로 놀이를 찾아볼 수 있도록 가나다 순으로 정리되어 있고, 부모나 선생님이 놀이 대상과 놀이 인원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표로 정리되어 있어요. 초등학교 1, 2학년부터 모든 학년이 놀 수 있는 놀이는 '전학년'으로, 초등학교 3, 4학년부터 놀 수 있는 놀이는 '중학년 이상'으로, 초등학교 5, 6학년부터 놀 수 있는 놀이는 '고학년 이상'으로 적어두었네요. 놀이 대상은 놀이 규칙의 복잡함 정도, 놀이 기술 난이도 정도에 따라 어린이 발달단계에 맞게 나누었다네요.

책을 덮으며 모든 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습니다.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1조와 어린이에게는 놀 권리가 있다. 어린이는 차별 없이 놀이 지원을 받아야 한다. 어린이는 놀 터와 놀 시간을 누려야 한다. 어린이는 다양한 놀이를 경험해야 한다. 가정, 학교, 지역사회는 놀이에 대한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어린이 놀이헌장의 내용에 반성이 됩니다. 어린시절 수업시간 사이 10분간의 쉬는 시간에 신나게 놀던 그 많은 추억의 놀이들을 즐겼던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공부라는 울타리안에서 다 뺏아버린건 아닐지요. 어린시절 즐겼던 놀이에 대한 추억으로 향수에 젖으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 즐거움을 다시 전해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