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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방사능 물질을 발견한 마리 퀴리 ㅣ HOW? 위대한 실험관찰 만화
신현정 지음, 김덕영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손영운 기획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7년 5월
평점 :

흔히 우리는 마리 퀴리를 생각하면 부부가 노벨상을 수상했고, 자신은 2번의 노벨상을 수상하였으며, 자신의 딸 부부도 노벨상을 수상한걸로만 알고 있을거에요. 또한 방사능 물질을 발견하여 노벨상을 수상하였기에 큰 업적이 아닌걸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을거에요. 저 또한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네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업적이 과학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업적이었으며 그의 희생을 통해 오늘날 얼마나 많은 혜택을 얻고 있었는지 알게되면서 그의 대한 편견은 완전히 사라져버렸어요.

X선을 발견한 뢴트겐으로부터 라듐을 통해 자연 방사능을 확인한 마리 퀴리, 방사선의 정체를 밝힌 러더퍼드, 인공 방사능을 발견하여 방사능을 인류에게 선물한 이렌과 졸리오 부부, 원자력을 발견한 리제에 이르기까지의 방사능 실험 계보를 살펴보면서 마리 퀴리의 업적이 단순한 자연 방사능의 발견뿐 아니라 여러 과학자들의 멘토로 방사능의 정체를 발견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끌게 되었음에 놀라울뿐이네요.

1867년 러시아의 지배를 받던 폴란드에서 다섯 남매중 막내딸로 태어난 마리는 의대에 다니는 오빠를 따라 의사가 되기를 꿈꾸었지만 여자가 대학에 갈 수 없는 현실에 프랑스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고 공부를 하며 자신이 수학과 물리학에 흥미가 남다르며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소르본 대학에 입학합니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일과 사랑을 할께 할 피에르를 만나 결혼을 하고 인류 최초의 부부 과학자로서 여정을 시작하며 스승인 베크렐이 발표한 '베크렐선'을 주제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문제에 뛰어듭니다. 실패와 좌절속에서 특유의 인내심으로 라듐과 폴로늄이라는 새로운 원소를 최초로 발견하고 '방사능'이라는 개념과 핵물질 실험 방법을 정립하여 많은 과학자들을 이 분야에 뛰어들게 하였고 제1차 세계 대전중에는 전쟁을 반대하고 직접 이동식 엑스선 차량을 운영하며 자신의 전문 분야를 활용하여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어요. 원자력 시대를 연 핵물리학의 선구자, 평화를 위해 행동하는 과학자인 마리 퀴리를 아이와 함께 살펴보도록 해요.

뢴트겐은 음극선관 실험중 우연히 놀라운 투과력을 가진 광선을 발견하고 사람의 몸속을 통과해서 뼈를 보여주는 광선을 연구한다는 소문이 나면 미치광이 취급당할 걱정에 몰래 실험을 이어나가고 추후 실험의 결과를 학회에 발표하고 의학에 이용하면서 제1회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어요.
뢴트겐의 X선을 접하고 아버지가 연구하신 분야인 형광 물질에 관심을 가지게 된 베크렐은 우라늄의 자연 방사능을 발견하고 '베크렐선'이라고 부릅니다. 엑스선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우라늄 이외의 다른 물질을 통해 자신의 발견을 일반화하지는 못했지만 퀴리 부부와 러더퍼더가 방사능을 연구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퀴리 부부에 의해 베크렐선의 정체가 밝혀졌어요.

베크렐선이 우라늄만의 특징인지 아니면 다른 물질에서도 나오는지 확인해보기로 한 마리 퀴리는 베크렐 교수의 논문 '베크렐선이 공기를 이온화시켜서 전류를 흐르게 한다.'는 대목에 착안하여 지크와 피에르 형제가 만든 전위계를 이용해 자연 방사능을 확인하기 시작합니다. 자연사 박물관의 광물과 암석을 실험하여 우라늄 외에 다른 물질에서도 강한 선이 나온다는 것을 발견하고 '베크렐선'보다 더 일반적인 용어인 '방사능'이라는 용어를 만들고 논문에 발표했어요. 방사능도 원자의 고유한 특성이니 방사능을 측정하는 것도 새로운 원자를 찾아내는 방법이 될 거라 생각하고 분별결정법으로 물질을 분리하여 폴로늄을 발견하였지만 붕괴 속도가 빨라 원소 스펙트럼을 얻을 수 없어 새로운 원소인지 과학자들로부터 의심을 받게 됩니다.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한 마리는 드디어 새로운 원소인 라듐을 발견하고 스펙트럼까지 얻어 새로운 원소임을 인정받게 되었지요. 폴로늄과 라듐 발견 이후 전 세계 과학자들이 방사능 측정으로 새로운 원소를 발견하는 연구에 뛰어들게 되고 방사능의 원천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되어 마리는 새로운 분야의 문을 열고 지도를 쥐어 준 선구자가 되지요.

피치블렌드로부터 라듐을 추출하기 시작한 지 4년, 1902년 7월 드디어 순수 염화 라듐 0.1g을 얻어 라듐의 원자량을 결정하는 데 성공한 마리는 방사능 물질을 화학적으로 처리하는 실험 방법을 정립하였고 많은 과학자들이 개선하고 응용하고, 마리 자신도 방법을 다양하게 바꾸며 효율을 높여 나갔어요. 1903년 라듐 1g을 모아 주기율표에 88번으로 자리잡으며 확실하게 새로운 방사능 물질임을 인정받아 1903년 6월에 마리 퀴리의 박사 학위 논문이 통과되어 세계 최초의 여성 물리학 박사가 되었어요. 여자에게 노벨상을 주는것을 주저하던 악조건에도 1903년 겨울, 퀴리 부부는 베크렐과 함께 자연 방사능의 발견과 연구에 대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게 됩니다.
마리 퀴리가 화학적 방법으로 라듐 분리에 열중하고 있을 때, 방사능 물질의 물리적 성질 즉, 방사선 자체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한 과학자인 러더퍼드 교수의 연구 덕에 리제 마이트너는 물리적 분리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었어요.

케임브리지 대학의 캐번디시 연구소에서 톰슨의 지도를 받으며 방사능 연구를 시작한 러더퍼드는 방사선 투과 실험을 하면서 방사선의 종류인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라늄보다 더 강한 방사능 시료가 필요할때 마리 퀴리의 새로운 방사능 원소 폴로늄과 라듐 발견 소식을 듣고 라듐으로 자기장 실험을 하면서 방사선의 특징을 알게 되지요. 방사능 원소들을 분리하고 정제할 유능한 화학자인 프레드릭 소디와 함께 토륨으로 실험중 방사능 원자의 붕괴와 변환을 발견하게 됩니다. 러더퍼드와 소디의 방사성 원소 연쇄 변환 실험은 원자에 대한 인식과 방사능 연구의 판도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어요. 그동안 무질서하게 발견되었던 방사성 원소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었고 러더퍼드는 방사능 실험을 계속해서 결국 원자핵과 양성자를 발견하는 데 성공합니다.

1911년 마리 퀴리는 순수 라듐염의 분리와 화학적 특성 연구 공로로 두 번째 노벨상을 받았어요. 1918년 라듐 연구소가 완공되었지만 마리는 라듐에 의한 방사능 피해로 각종 만성 질환에 시달리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라듐이 의심 받을 것을 걱정하여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라듐 연구소에서 2년 간 눈부시게 성장하여 훌륭한 과학자가 된 프레데릭 졸리오는 마리의 딸 이렌과 결혼하고 방사능 물질 연구에 활용되는 안개상자를 이용하여 본격적으로 방사성 물질을 연구하게 됩니다. 알파 입자로 베릴륨을 때릴때 처음 보는 특이한 방사선이 나오는 것을 발견한 이렌-졸리오 부부는 감마선이라고 생각했으나 채드윅의 실험으로 1932년 이는 중성자임이 밝혀지고 채드윅은 노벨 화학상을 예약하게 됩니다. 폴로늄 알파선으로 다른 가벼운 원소들을 가격하면 중성자나 양성자들이 나오는데 전자 하나가 정반대로 휘는 사진을 보고 이렌-졸리오 부부는 오류라고 생각하였으나 미국 캘리포니아 물리학자인 칼 데이비드 앤더슨은 폴 디렉이 디렉 방적식으로 그 존재를 예견했던 입자 '양전자'라고 밝혔어요. 두번의 실패에도 이렌은 '실험은 끈기 있게 반복하다 보면 선물처럼 새로운 발견이 나타나게 되니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엄마 마리의 말을 잊지 않고 정진하여 1933년 7월 전자-양전자 쌍의 탄생 순간을 최초로 포착한 사진을 논문에 발표하고, 알루미늄이 방사능을 띠는 인 동위원소가 된다는것을 발견하여 1935년 이렌-졸리오 부부는 인공 방사능 발견에 대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게 되었어요. 이는 퀴리 부부에 이은 두 번째 부부 공동 수상이었어요. 이렌- 졸리오 부부가 발견한 인공 방사는 원소는 이제 필요한 방사능 원소를 빠르고, 쉽고, 대량으로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현재 우리가 쓰는 방사능 치료 물질도 모두 인공 방사능 원소이니 얼마나 중요한 결과물인지 알 수 있어요.
1934년 7월 4일 마리 퀴리는 방사능 후유증으로 시골에서 요양하며 지내다 세상을 떠납니다. 1995년 4월 20일, 퀴리 부부의 묘가 프랑스 최고 위인들만 있을 수 있는 지하 무덤인 파리의 팡테옹으로 이장되었는데 이는 여성으로는 최초의 안장이에요. 그녀는 방사능 측정으로 새로운 원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실험 방법을 제시해서 '방사능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창시했고, 방사능 연구로 원자의 구조가 밝혀지고 원자핵의 변환이 발견되어 '핵물리학'이 시작되었고, 방사능으로 암 치료, 물건 제조, 건물 조사 등 일상생활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니 그의 이런 후대의 평가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렌-졸리오 부부가 인공 핵변환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 준 이후 핵물리학의 발전은 급물살을 탑니다.
중성자를 이용한 핵변환 실험을 하던 페르미는 초우라늄 원소를 발견했다고 생각하고 발표했지만, 사실은 우라늄 핵 분열, 즉 원자 폭탄의 원리를 발견한 거였어요.
페르미의 가설이 잘못되었지만 중성자로 우라늄 핵을 때려 초우라늄 원소를 찾는 실험에 여러 과학자들이 동참했고 그중 한명이었던 리제는 유대인 과학자를 감시하라는 명령에 동료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비밀리에 네덜란드를 거쳐 스웨덴으로 가게 됩니다. 오토 한과 슈트라스만의 실험에서 초우라늄을 발견하지 못하고 바륨을 발견했다는 편지를 받고 중성자에 의해 우라늄 핵이 반으로 쪼개진게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우라늄의 원자핵이 파괴되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한-슈트라스만이 1월에 우라늄에 중성자를 가하자 질량이 절반 밖에 안 되는 바륨이 검출되었다고 논문을 발표하자 리제도 프리쉬와 함께 1939년 2월 중성자로 인한 우라늄 붕괴 - 새로운 형태의 핵반응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게 되고 이는 우라늄 핵분열에 대한 중요한 논문이 되었어요.
이들은 원자핵 속에 숨겨진 어마어마한 '원자력'을 꺼낸 거지요. 원자 폭탄 개발에 의한 문제도 있었지만 페르미에 의해 원자력 발전소가 설계되어 평화적이고 유용한 이용도 가능해졌어요. 현재 원자력은 원자력 발전은 물론, 의학분야의 방사능 치료, 건축에서 비파괴 검사 등 일상생활에서도 꼭 필요한 존재로 활둉되고 있어요.

책 뒷편의 에필로그에서는 방사능 실험의 계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요. 본문에서 살펴본 빌헬름 뢴트겐, 베크렐,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 러더퍼드, 이렌과 졸리오, 리제 마이트너, 엔리코 페르미에 대하여 그의 방사능 실험에 대한 설명과 의의를 다시 한번 정리해줍니다. 학습만화와 와이즈만 정보 지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공부를 했다면 글로 정리된 어려워 보이는 에필로그도 쉽게 정리가 될거에요.
노벨상을 2번이나 수상하고 최초의 부부 노벨상 수상자이며 그의 딸도 부부 공동 노벨 수상자이라고만 단순하게 알고 있었던 마리 퀴리의 업적은 방사능 실험 계보로 이어져 현재 원자력의 일상생활에 끼치는 막대한 영향하에 우리들이 생활하도록 만들어준 원자력 시대를 연 핵물리학의 선구자임을 알게 되었어요. 과학계의 국제 협력에 대해서도 힘쓰고, 전쟁이 났을 땐 두 팔 걷고 뛰어들어 방사선으로 수많은 목숨을 구하며 과학의 평화적 이용을 몸소 보여준 평화를 위해 행동하는 과학자였고 라듐의 특허로 부와 명예을 얻을 수 있었음에도 라듐 추출 기술에 대한 특허를 내지 않아 과학적 성과가 인류에게 돌아가도록 한 순수한 정신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