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 닮고 싶은 창의융합 인재 8
곽은우 지음, 홍찬주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손영운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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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알고 있던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를 지은 독일의 대문호로만 생각하고 있던 저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괴테도 한가지만 잘하는 인재로 알고 있었지만 법학, 건축학, 자연 과학, 식물 변형론, 해부학, 회화, 색채론 등 여러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위대한 업적을 남긴 창의융합 인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의 일생을 살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여든이 넘는 나이에도 열정으로 많은 다양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그의 삶을 살펴보도록해요.

 

괴테도 다른 창의융합 인재들처럼 어릴 적부터 고대 예술 작품을 사랑하고 그림 감상과 책 읽기를 즐겼어요. 또한 자연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지혜를 얻었지요. 적극적인 부모님의 후원 덕분에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괴테의 부모님이 전쟁에 참여한 프랑스 군인들에게 여관방을 내주어서 만나게 된 토랑 백작은 괴테에게 그림을 가르쳐 주고 유명 화가들을 만나게 해주었지요. 전쟁이 끝나고 프랑스 국립극단의 신화에 대한 공연을 보고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이야기로 성당 크리스마스 공연에 대성공한 괴테는 대학에서 고고학이나 예술, 문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뜻에 따라 훌륭한 법률가가 되기 위해 법학을 공부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전공 수업에 지쳐가고 폐결핵까지 걸려 고향으로 돌아와 1년 반 동안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고 아프기 전에는 몰랐던 세계에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에 책상 앞에 최대한 제대로 관찰하자, 기억하기 위해 기록해 두자, 주의 깊게 행동하고 처신하자,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모으고 그 용도를 찾자, 사물을 비교해서 각각의 가치를 찾자, 내가 그 모든 것이 되자.는 글을 적어 두고 자신을 단련시켜 나가게 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법률 사무소에 취직을 했지만 비유적인 표현을 써서 사람들의 이해를 돕고 사건을 잘 설명해 주는 그의 감정적인 판결문은 비난을 받고 자신의 일에 회의감을 느끼게 되지요. 하지만 늦은 밤 독서 토론회에서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소중하게 다루고 생각을 조정하고 타협하며 최선에 이르는 과정을 함께 토론하고 선량하고 순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은 괴테를 작가로서 꿈을 꾸기 시작하게 해줍니다. <<셰익스피어 기념일에 부쳐>>라는 글로 작가로서 명성을 얻자 괴테는 변호사를 그만두고 전업 작가가 되려고 생각하지만 법관으로 성공하길 바라는 아버지의 소망으로 대법원이 있는 베츨라르로 가게 되지요.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로테와 사랑에 빠지지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운명의 여인으로 만난지 6개월만에 헤어짐의 슬픔을 맞이하고 1년이 넘는 실연의 고통에 가슴 아파합니다. 어느날 결혼한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여 권총 자살한 예루잘렘이라는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괴테는 자신과 예루잘렘의 순수하고 운명적인 사랑이 부끄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가 되었지만 그 작품이 급격한 사회 변화와 경제적 빈곤이라는 문제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던 청년들의 자살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보고 당혹스러워합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문학의 위대한 힘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어요.

 

작가로 명성을 얻은 괴테에게 독일 바이마르 공국의 대공비 안나 아말리아가 그를 만나길 원합니다.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나 혼자 17년간 바이마르 공국을 통치했던 안나는 어린 공작이 정치적 동지가 없다는 것을 걱정하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그에게 충실하게 곁을 지켜 줄 사람이 필요해 괴테를 원했던 거에요. 그의 작품이 청년들의 자살을 가져오자 그것을 막을 방법을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괴테는 바이마르 공국에 헌신하게 됩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괴테는 카를 주변에 늘 인품과 능력을 갖춘 인재가 있도록 도와주었고 정치적 안정을 이루게 해주었어요. 일메나우의 숲에서 광산 사업을 하면서 자연을 탐사하고 광물학과 지질학, 생태학을 공부하고, 화재를 경험한 후 소방법 등 화재 대비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고, 진화론의 증거인 간악골을 발견하여 의학계와 과학계에 큰 족적을 남기며, 양의 뼈를 우연히 발견하고 관찰한 후 신체의 모든 기관이 척추골에 있는 생명의 에너지에서 분화되었다고 주장하는 등 광물학, 지질학, 해부학, 생물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자연 과학자로서의 명성을 쌓아갑니다.


 

 

10년간의 바이마르 공국에서의 정치 생활에 회의감과 피로함을 느낀 괴테는 대공의 허락을 받고 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가장 순수하게 인간 괴테와 마주하고 싶었던 그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연을 느끼고 사람들을 보고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편견 없이 느끼고 경험하고 싶어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라오콘 군상'을 바라보며 책으로만 배웠던 자신의 단편적 지식에 부끄러워하며 이탈리아 화가인 앙겔리카와 그의 친구들의 도움으로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우고 수백 편의 소묘와 수채화를 남기게 되지요. 이때 이탈리아에서 만난 예술 작품에 대한 분석과 감상을 모아 책으로 엮은 역작이 <<예술론>>이에요. 우연히 들른 작은 도시 팔레르모의 식물원에서의 경험이 식물학에 관심을 가지게 하였고 바이마르로 돌아온 후 정치에서 벗어나 바이마르의 문화와 예술 부흥에 전념하게 됩니다. 예술에 대한 오랜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이탈리아처럼, 진정 사람을 풍요롭게 하는 일은 예술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이탈리아 여행후 괴테의 결혼관도 달라집니다. 변하지 않는 사랑이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 그였지만 이탈리아에 돌아온 지 한 달 만에 크리스티아네 불피우스와 결혼하게 됩니다. 여행이 사색과 고뇌의 지식인을 목적과 열정이 넘치는 행동가로 바꿔 놓았던거에요.

 

그는 문학가이자 자연 과학자였어요. 전체 생태학을 관통하는 근본 원리를 찾는 방법으로 식물을 이해하여 식물의 성장 과정을 '수축'과 '확장'이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설명한 <<식물의 변형론>>을 출간했어요. 이는 자연을 이해하는 데 관찰이라는 과학적 방법과 근본 원리를 가정하는 철학적 방법을 접목시킨 아주 독특한 식물학 이론이에요. 또한 빛과 어둠으로 자연을 이해하여 뉴턴의 <<광학>> 이론의 모순을 극복하는 인간의 눈에 보이는 색을 연구하여 정리한 이론인 <<광학론>>과 20년 동안 색 연구를 계속하여 <<색채론>>을 발표했어요. 그의 색채론은 예술가 뿐만아니라 교육계에도 영향을 주어 심리 치료와 미술 교육에도 활용되니 그의 남다른 과학적 창의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괴테를 생각할때 항상 떠오르는 <<파우스트>>는 평생에 걸쳐 집필된 가장 위대한 작품이지요. 길고 긴 집필의 과정에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어요.

30년간의 우정을 나눈 시인이자 화가인 폰 슈타인 부인은 괴테가 궁에서 행정이나 정치 등의 업무에 몰두할 때에도 시와 문학, 그림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후 만난 당시 독일 연극계를 휘어잡은 <<도적들>>을 쓴 실러는 <<파우스트>>를 완성하도록 자극해 주었어요.

음악에도 관심이 많은 괴테는 모차르트를 최고의 음악가로 꼽았으며 친분이 깊었던 베토벤은 괴테의 작품 <<에그몬트>>에 피아노곡을 붙여 선물했어요. 또한 <<파우스트>>를 오페라로 공연될 수 있도록 후원했어요. 그외 여러 음악가들의 손에서 <<파우스트>>는 오케스트라, 합창곡, 교향곡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었어요.

공직에서 물러난 괴테는 <<파우스트 제1부>>를 완성했지만 계속해서 다음을 집필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어요. 이때 창작열에 다시 불씨를 지핀 사람은 괴테의 단 한명의 제자인 요한 페터 에커만입니다. 드디어 1831년 7월 22일 35년 만에 <<파우스트 제2부>>가 완결되었어요. 그러나 괴테의 병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자신이 떠난 후 발표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나게 됩니다.

 

 

자유로운 세계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열광하게 하고 시대와 문화를 바꾸는 것은 정치가가 아닌 예술가의 손에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괴테를 평가한 당시의 시민들, 괴테를 지극히 인간적이고, 지극히 훌륭한 인간이라고 말한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당시 괴테의 영향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한 쇼펜하우어, 슈타이너 등 모두 그의 창의융합 지식을 칭찬하였습니다.

괴테가 들려준 인문학적 상상력을 키운 어린 시절, 생활에서 다져진 바른 인성,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노력, 다양한 지식의 융합, 남다른 과학기술 창의력, 세상에 없는 지식 발굴 등의 창의융합 인재상을 살펴보며 청년들의 갈등과 고뇌를 깊이 있게 담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어릴적 독서와 명작 감상을 바탕으로 60년 간의 긴 집필을 통해 탄생한 <<파우스트>>의 문학적 위대함 뿐만아니라 광물학, 지질학, 해부학, 생물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연 과학자로서의 명성도 얻었던 그의 긴 인생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 새로운 가치 창출의 능력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우리 아이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보다는 유에서 더 나은 유를 만들어 내는 힘을 키우도록 지지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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