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의 복수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63
이상권 지음, 김유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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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흉칙하지만 조그만 애벌레 한마리를 해치우는 것은 우리 아이에게 그리 무섭고 악몽을 꾸게 할 정도는 아닐거에요. 과연 주인공 시우와 선구가 어떤 잘못을 했길래 애벌레가 복수하려고 나섰을까요? 제목부터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집니다.

 

이상관 작가님께서는 시우와 선구를 주인공으로 3편의 복수 이야기를 연작하셨어요. 똥개의 복수, 딱새의 복수에 이어 세번째 이야기 애벌레의 복수입니다. 어린시절 산과 강에서 뛰놀던 소중한 추억을 바탕으로 동식물과 곤충을 소재로 글을 쓰는 자연 생태 동화 작가로 유명하신 이상관 작가님이 이번 책에서는 어떤 복수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기대가 되네요.

 

주인공들을 소개해봐요. 시골 마을 전원주택으로 이사와 살고 있는 주인공 이시우, 그리고 친구 강선구, 그리고 용감한 풍산견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론 똥개인 길똥이, 나중에 나방이 되었을때 매미와 비슷하다고 해서 불리우는 '매미나방애벌레'가 주인공이에요. 무서운 독침을 가지고 있지만 누군가를 해치려고 있는 게 아니라 괴롭히는 상대를 위해 필요한 무기로 사용하는 애벌레는 수탉, 오리, 시우랑 선구가 자꾸 괴롭히니 복수를 하려나봐요. 어떤 복수극이 펼쳐질지 책장을 넘겨보도록 해요.  

 

 

시우네 수탉은 무지무지 사나워서 사람을 보면 슬글슬금 뒤로 가서는 갑자기 달려들어 다리를 쪼고 달아나곤 합니다. 시우 엄마는 물론 동네 아이들도 수탉만 보면 벌벌 떨고 시우네 반 아이들이 놀러 왔다가 혼쭐이 나기도 했어요. 아랫집 사는 친구 선구가 수탉의 버릇을 고쳐 놓겠다고 큰소리치고 나서서 수탉과 눈싸움 끝에 수탉을 도망치게 하는데 성공했어요. 그때 우연히 큰 애벌레를 발견한 시우는 수탉에 쪼일 때보다 더 겁이 납니다. 하지만 선구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나뭇가지로 애벌레를 톡톡 건드렸어요. 애벌레가 "너 이 자식, 감히 나를 건드려?"하고 말을 하네요. 당황한 선구는 길똥이의 똥을 치우는 삽을 가지고 애벌레를 수탉 쪽으로 던져봅니다. 하지만 먹이인줄 알고 달려든 하얀 암탉, 헛기침을 하고 다가온 수탉, 선구의 응원을 받은 수컷 오리 모두 애벌레의 기세에 도망가기 바쁩니다. 달아났던 오리와 닭 들이 다시 모여들자 선구는 부아가 나서 다시 애벌레를 수탉에게 던지지만 애벌레의 "이것들이 진짜 열 받게 하네!"라고 소리치자 요란하게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버려요.

선구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저건 보통 애벌레가 아니야!....저놈이 복수하러 올지도 몰라."하면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갑니다.

길똥이 옆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던 시우는 부모님이 돌아오시자 지금까지 이야기를 말씀드리고 아빠도 선구처럼 삽에다 애벌레를 얹어서 닭과 오리 들 앞에 휙 던지지만 애벌레를 보고 풀숲으로 숨어 버리는 닭과 오리를 보고 보통이 아니니 더는 건드리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그날부터 시우와 선구는 애벌레에게 혼나는 악몽을 꾸게 됩니다.

다음날 선구는 열흘 전 집 2층 유리창에 부딪혀 다쳤지만 동물병원에서 치료하고 살아난 소쩍새를 데려왔어요. 애벌레를 혼내줄려구요. 하지만 소쩍새도 애벌레의 위세에 잔뜩 겁먹고 살려 달라고 빌기까지 합니다.

시우는 애벌레에게 혼나는 악몽을 매일밤 꾸게 됩니다.

시우와 선구의 애벌레 이야기는 친구들도, 담임 선생님도 믿어주지 않습니다. 이제는 애벌레 이야기를 비밀로 가슴 속에 간직하고만 있어요.

우연히 놀러온 참새가 부리로 잘못 건드렸다가 애벌레의 호통에 기절한 사건이 소문나 어떤 새도 애벌레 근처에는 얼씬하지 않아요. 헌 장롱 밑으로 빠져나온 돼지 뼈다귀를 보고 침을 질질 흘리던 길똥이는 뼈다귀 앞에 떡 버티고 있는 애벌레를 보고 혼내주려고 작정하지만 독침을 맞고 비명을 지릅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갑자기 애벌레가 보이지 않습니다. 애벌레가 보이지 않는 날이 계속되자 주눅이 들었던 닭과 오리 들은 좋아서 떠들어 댑니다. 하지만 수탉도 길똥이도 어디에선가 불쑥 나타날 것만 같은 애벌레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애벌레에 대한 소문이 무성해지지만 시우는 장롱 밑에 있는 애벌레 허물을 보며 애벌레가 치자나무에 붙어 있었던 것은 번데기가 되어 쉴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사흘간의 비가 그친 밤, 달이 떠오르고 밤나비들이 근사하게 춤을 춥니다. 한밤의 축제가 벌어졌어요. 깡패 애벌레가 멋진 밤나비가 된거에요. 시우는 애벌레때 자기를 괴롭혔다고 애벌레가 나방으로 변해서 다른 밤나방들을 데리고 복수하러 왔다고 겁을 먹지만 엄마는 하얀 암컷 밤나방에게 잘 보이려고 춤을 추는 갈색 수컷 밤나방이라고 설명해주네요. 복수하러 왔다고 무서워하며 방으로 들어가려다 문턱에 걸려 넘어진 시우를 본 길똥이와 닭들과 오리들은 낄낄 웃기만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서로의 생각이 다를수 있으므로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어요. 나와 마음이 맞지 않는 친구, 가끔 서로 다투는 형, 동생, 잔소리를 하는 엄마, 아빠를 무조건 나의 입장에서 화내고 미워하고 원망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다보면 이해와 사랑과 격려와 충고로 들리지는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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