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수업
치아(治我) 지음 / 책들의정원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처럼 가부장적인 사회, 성에 대한 개방성이 부족한 나라에서 성에 관련된 책을 읽는다거나 그와 관련된 내용을 인터넷 서치 하는것만으로도 괜시리 죄를 짓는 느낌, 남에게 숨기고 싶은 마음일거에요.

우연한 기회에 성 상담사 치아님이 지으신 이 책을 접하고 이 책의 근간이 된 상담 블로그를 살펴보면서 마음속에 꼭꼭 숨겨진 상처나 아픔, 고민을 드러내지 않고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는 곯아터져 더 큰 불행에 빠질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 시간이 걸린것도 몰래 몰래 숨어서 나만의 비밀일기를 읽는 느낌으로 조심스러워했기 때문인것 같아요. 하지만 책의 내용을 한줄 한줄 꼼꼼히 읽어보면서 신체적 병은 병원에 들러 자유롭게 상담하고 치료하지만 정신적 병은 숨기고 키워오면서 ​집안의 수치로까지 생각했던 분위기가 오늘날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병을 치유하고 불면, 스트레스 장애 등 현대인이 대부분 가지고 있는 불편감을 감기 치료하듯이 처방받아 관리하듯 이제 우리 사회, 우리 가슴속에 깊이 숨겨진 성에 대한 고민거리도 드러내어 상담하고 치유하고 극복해나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성>, <남성>, <연인과 부부> 등 총 3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지은이가 블로그를 통해서 많은 이들의 고민거리를 상담하고 함께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얻게된 소중한 사례와 해결책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만든 자산이라 그 가치가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 책 한장 한장 넘겨가면서 아직 숨기고만 싶어하는 내용들의 이야기라 얼굴이 빨개지고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모르고 있었던 나에 대한 이야기, 잘못 알고 있었던 나의 반쪽의 이야기, 앞으로 살아가면서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부부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왜 이제야 이런것을 알게되었을까 하는 자책도 하게 됩니다. ​

쉬쉬 숨기고 몰래 몰래 비밀스럽게 알고 있던 내용이 오히려 음지화 되면서 더 문제가 되고, 나만의 고민거리로 생각하고, 부부 함께가 아닌 혼자만의 잘못된 해결책으로 위기를 극복하려고 했던 제 자신과 주위의 여러 지인들이 지내온 시간들에 한숨이 쉬어지는군요. ​ 

보수적인 사고를 가진 분이 아닐지라도 제 또래의 여성들 대부분은 이 책을 접하고 색안경을 끼거나 잘못된 편견으로 책장을 덮어버릴수 있는 잘못을 저지를수도 있을거에요. 하지만 마음의 평정심과 객관적인 눈, 나의 고민을 책속에서 도움을 받아볼 의지가 있다면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겨가면서 저처럼 책속에 숨겨진 고민의 이야기들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라는 공감을 하게 될거에요.

http://orichia.blog.me/  치아님의 블로그도 방문해서 책을 읽고 나만의 고민거리를 숨기거나 감추려하지 마시고 한번 상담도 해보면 좋을듯해요. 이대로 사는것은 불편함이 없지만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은 문제될수있다는 내용의 글귀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결혼전, 신혼초 서로에게 설레이고 행복하기만 하던 부부 사이가 언제부터인지 그냥 흐르게둔다는 마음으로 쳇바퀴처럼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일상생활이 되어버렸지만 나에게 행복한지 물어보거나, 동반자에게 행복하냐고 물어보았을때 큰 소리로 바로 행복하다고 말하지 못한다면 우리 마음속에 숨겨만 두고 동반자에게 도와달라고 하지고 못하고, 동반자가 도와달라고 외치는 메아리를 냉정히 뿌리치고 있는 현실을 그냥 지나치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보게 됩니다.

물질적인 행복도 중요하지만, 육아와 맞벌이, 치열한 경쟁, 어려운 경제, 힘든 세상속에서 그것이 뭐가 중요하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마음속 깊숙이에는 누구든 숨어있는 자신의 행복, 동반자를 행복하게 해 줄수 있는 둘만의 열쇠를 그냥 남의 일인것처럼 내버려두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