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은 누가 안내하나요? - 등대와 등표 이야기 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 29
오영민.조정현 지음 / 지성사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호등, 차선, 정지선, 중앙 분리대 등 안전한 운전을 위한 육상 교통의 다양한 시설들이 있지만 항상 사고에서 자유롭지 않는 도로길에 비해 망망대해 ㅏ아무런 시설들이 보이지 않는 바닷길에서는 어떻게 안전하게 목적지로 배가 운행하는지 궁금해집니다. 천암함, 세월호 등 최근 많은 바다 위 사고를 접하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바닷길 안내 시설들이 있다는것을 알게되었어요. 하지만 그런것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더 발달되어야 하는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알수 없어 궁금하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되어 그 궁금증을 하나 하나 풀어갈수 있었어요.

 

1987년부터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근무하면서 바다에 관한 연구를 해오신 오영민 선생님이 들여주는 바닷길 이야기는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1장 세상에는 길이 있다, 2장 바다에도 길이 있다, 3장 바닷길의 조건, 4장 바다의 오래된 이정표, 5장 역사 속의 바닷길, 6장 바다의 신호등, 등대, 7장 바다의 중앙선, 등표와 암표, 8장 바다의 표지판, 해상 부표, 9장 전자 통신으로 바닷길을 안내하는 전파 표지, 10장 더 안전한 미래의 바닷길 입니다.

육지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편견과 달리 바다에도 길이 있으며 과거로부터 과학이 발달되지 않았을때 오랜 경험과 관찰, 시행착오로 그들이 알아낸 바닷길의 조건을 따라 역사와 함께 했던 바닷길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과거에도 그랬지만 바닷길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흥망성쇠가 관련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바다에 대하여 더 잘 알고, 더 많이 알아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외딴곳에 홀로 남겨졌을때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그 장소에 대한 정보가 없는것이 큰 작용을 할거에요. 인적이 드문 산속에 있을때 누군가 지난간 흔적이야말로 안전하다는 증거가 되는것처럼, 육지와 달리 길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배를 타고 다니면서 경험으로 알게 된 안전하고 빠른 길은 망망대해 두려움을 없애고 빠르고 편하게 바다를 이용하게 하는 힘이 되어주었을거에요.

대항해시대를 통해 개척된 바닷길은 유럽인들에게 새로운 땅을 발견해 식민지로 삼고 막대한 부를 쌓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제 안전해진 바닷길을 통해 더 많은 이득을 얻기위한 항해가 지속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어요. 목적이 다르지만 폴리네시아 사람들의 세심한 관찰력과 경험으로 만든 바닷길, 식량이 충분하지 않은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다를 가로지르는 방법을 선택한 바이킹족 모두 오래전부터 바다에도 길이 있다는것을 증명한 역사입니다.

하지만 과학이 발달하기 전에 바닷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바닷길의 조건을 잘 관찰하여 피하고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했어요. 밀물과 썰물, 암초와 흘수, 바닷속의 땅, 바람, 태풍, 해류 등을 고려하여 그들만의 바닷길을 개척해나가게 되지요.

자연이 알려주는 바다의 오래된 이정표도 있어요. 바로 곶, 섬, 지해선, 표적이지요. 아마도 이것이 없었더라면 험한 바닷길을 용기와 목적만을 가지고 무모하게 도전할수는 없었을거에요.

역사적으로 바닷길을 항해하는 일은 언제나 중요했어요. 따라서 안전한 바닷길을 알고 뛰어난 항해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고 때로는 항해 자체가 역사가 되기도 했어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싼 한반도, 서양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바다인 지중해, 명나라 정화의 세계일주로 개척된 도자기의 길 모두 역사와 함께 한 바닷길이었어요.

바다의 신호등, 등대, 바다의 중앙선, 등표와 입표, 바다의 표지판, 부표 모두 바닷길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시설입니다. 등대외에는 잘 알지 못했던 등표와 입표, 부표에 대하여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배를 타고 가거나 바닷가에서 우연히 보게 되는 시설물이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고 있었던 제 자신이 창피해집니다. 암초의 위험을 알리는 등표, 등표를 설치하기에는 수심이 깊은 곳이나 해상에서 공사를 할 경우 위험하니 접근하지 말라는 의미로 설치되는 등부표 모두 파손이나 문제가 발생시 대형사고로 이어지므로 유지, 관리가 중요하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을 확보하기 어려워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얼른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세월호 참사로 알게된 AIS라는 서로의 위치를 알려주는 자동 인식 장치처럼 더 많은 전자 장치가 개발되고 가격 하락으로 모든 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되는 등 더 안전한 바닷길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듯 합니다.

 

 

오영민 선생님의 바닷길 이야기 중간 중간에 바닷길과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 과학상식도 들려줍니다.

과거 보러 가는 선비들이 힘든 길을 선택한 이유, 국내 최초로 침매터널을 사용한 거가대교,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 역풍에도 삼각돛이 앞으로 진행하는 이유,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 팔미도 등대, 물체의 진동, 타이태닉호와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뺑소니 배를 잡아주는 가속도계​.

바다에 대하여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어요.

천안함, 세월호 사고로 바닷길의 안전에 대하여 관심이 많아진 요즈음 바닷길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함께 바닷길 안전을 담당하는 등대, 등표와 입표, 등부표 등에 대하여 살펴보면서 그 시설물들의 유지,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는 뜻있는 시간이었네요. 이제는 배를 타고 지나가거나 바닷가에서 우연히 접하게 되는 바닷길 관련 시설물들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의미를 아이와 함께 되새겨 보도록 해야겠어요. 또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바닷길 안전 시설물들의 관리에 따라 큰 대형사고가 발생할수도 있고, 예방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어요. 더 편리하고, 더 안전하고, 더 뛰어나고, 더 값싼 안전장치가 더 많이 개발되길 빌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