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무덤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 어린이 한국사 첫발 7
청동말굽 지음, 이준선 그림 / 조선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명절이나 기일에 조상님의 묘에 성묘하러 가면 온 가족들이 그분에 대한 추억에 잠기며 함께 했던 희노애락을 공유하지요. 등산을 할 때 산책로 옆 관리되지 않는 묘를 보면 이분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하구요. 이처럼 무덤에는 그 안에 숨겨진 주인의 개인적 역사뿐 아니라 그와 함께 한 인물, 사건, 시대적 배경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거에요. 나라를 세우고 다스린 왕, 나라를 지킨 장수, 새로운 시대를 꿈꾸기 위해 목숨까지도 바쳤던 분들의 역사속 무덤을 살펴보면서 우리의 역사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고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라를 세운 왕들의 무덤, 위기 앞에서 용기를 보여 준 이들의 무덤, 평화로운 나라를 꿈꾼 왕들의 무덤, 나라의 주인 됨을 외친 열사들의 무덤 등 14개의 무덤속 숨은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어요.

 

박혁거세왕과 왕비 알영 부인, 남해왕, 유리왕, 파사왕 등 5명을 모신 무덤 혹은 박혁거세가 죽은 후 이레째 되는 날 그 시신이 다섯 조각으로 나뉘어 땅에 떨어졌는데, 신하들이 그 시신을 모으려 하자 큰 뱀이 나와서 방해하여 그대로 다섯 군데로 나누어 묻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경주 오릉, 태조 왕건과 신혜왕후 유씨를 함께 묻은 고려 초기 대표적인 무덤 양식을 간직하고 있는 왕건왕릉, 왕자의 난으로 태조와 사이가 나빠진 태종이 태조가 고향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지키기 위해 함흥의 흙과 억새를 가져다 봉분에 덮어 손질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건원릉을 살펴보면서 나라를 세운 왕들의 건국의 사연을 공유할 수 있었어요.

가족의 목숨을 거두고 턱없이 부족한 군사를 이끌고도 당당하게 싸우다 황산벌에서 전사한 계백장군묘, 백의종군의 신분으로 노량해전에서 승리를 이끌고 자신의 죽음을 숨기면서까지 부하들의 사기를 걱정했던 아산 이충무공묘, 지금도 후손들에게 왕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 소현세자의 부인으로 시아버지로부터 억울한 누명을 쓰고 폐서인이 되어 죽은 뒤에도 외롭게 지내고 있는 강씨 민회빈의 무덤 광명 영회원은 위기 앞에서 당당한 용기를 보여준 무덤으로 안타까움, 슬픔, 아쉬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백제의 최고 부흥기를 이룬 무령왕의 왕릉으로 완전한게 보존된 상태로 발견되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던 백제의 문화를 엿볼 수 있게 해준 무령왕릉, 신라 최초의 여왕으로 자신의 유언에 따라 낭산의 꼭대기에 묻힌 경주 선덕여왕릉, 죽어서도 용이 되어 신라를 지키겠다는 뜻에 따라 대왕암에서 장례를 치른 경주 문무대왕릉, 조선 왕릉 중 최초의 합장릉으로 좋지 않은 터에도 불구하고 효를 실천하다 예종때 이장된 세종대왕의 영릉에서는 평화로운 나라를 꿈꾸었던 그들의 마음을 느낄수 있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다 숨진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를 모신 삼의사의 묘,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고귀한 삶을 희생하고 아울러 국가 발전에 발자취를 남긴 분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모시어 그 충의와 위훈을 후손들에게 영구히 보존, 계승시킬수 있는 겨례의 성역으로 위상을 갖춘 국립 서울 현충원,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갈 청소년들에게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참배객들에게 민주 혁명의 의의와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우고자 하는 취지로 설립된 국립 4.19 민주 묘지, 민주화 운동과 희생자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 등에 객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느껴 볼 수 있는 국립 5.18 민주 묘지에서는 나라를 지키고 나라의 주인이기를 원한 열사들의 정신을 느낄수 있습니다.

 

그분들은 지금 없지만 그분들이 묻혀있는 무덤 앞에서 길고 긴 역사속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요.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슬프기도 하고, 때로는 반성하기도 하면서 살아 숨쉬는 그들의 정신과 마음을 함께 공유해 볼 수도 있지요. 아이와 함께 옛무덤을 찾았을때 단순한 유적지, 기념 장소가 아닌 그분들이 들려주는 옛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가슴속에 메아리치는 그분들의 정신과 마음, 메세지를 새겨보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곳으로 기억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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