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위대한 클래식
루이스 캐럴 지음, 이해연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이들이 쉽게 볼수 있도록 각색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주로 보았던 경험으로 원본에 가까운 이 책을 읽고 약간은 당황스러웠어요. 아이들이 이해하기엔 다소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스토리 구성, 영어를 잘 알지 못하면 이해되지 않는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말장난, 그 속에 숨어있는 나에 대한 고찰과 나의 변화에 대한 정체성의 고민에 대한 철학적 의미까지 살펴보면서 이제 고학년이 된 큰 아이에게 고전감상을 위해 왜 원작 감상이 필요한지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언니와 함께 강둑에 앉아 있던 앨리스는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한 다음 달리기 시작하는 하얀 토끼를 따라 울타리 아래 땅굴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병 속의 액체, 케이크를 마시고 먹으면서 몸이 줄어들고 커지기를 반복하고 자신의 눈물로 만들어진 연못에 빠져 이상한 동물들을 만나기도 하고 하얀 토끼 집에서 하녀 노릇을 하다 병 속의 음료를 마시고 집 안에 갇혀 버리기도 하며 과자를 먹고 다시 작아지는 등 수난의 연속이지요. 애벌레의 충고로 버섯을 이용해 필요할 때마다 몸이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하는 등 몸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것을 알게된 앨리스는 여왕의 크로케 게임 초대를 받은 공작 부인 대신 돼지로 변한 아기를 돌보고,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체셔 고양이가 가르쳐준 길을 따라가서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이상한 다과회에서 3월 토끼, 모자장수, 들쥐를 만나게 됩니다. 말도 안 되는 다과회에서 벗어나 여왕의 크로케 경기장에 도착한 앨리스는 맘에 안 들면 무조건 목을 치라고 명령하는 하트 여왕과 함께 홍학 머리로 고슴도치 공을 보내는 크로켓 게임을 하다 왕과 여왕, 앨리스만 빼고 모두가 사형 선고를 받아 체포되자 여왕의 명령으로 그리펀과 함께 송아지 머리 거북이가 사는 곳으로 가게 되지요. 그곳에서 바닷가재 카드리유와 함께 추는 춤을 배우고 돌아와 여왕의 파이를 훔친 범인으로 지목된 하인의 재판 법정에 참석하게 됩니다. 모자 장수, 공작 부인의 요리사에 이어 증인으로 채택된 앨리스는 하인의 누명을 지적하면서 하트 왕과 여왕의 심기를 건드려 자신의 목을 베라는 명령에 주위의 모든 카드들을 물리치려고 허우적거리다 깨어나 자신이 언니의 무릎을 베고 강둑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죠. 언니에게 자신의 신기한 모험 꿈 이야기를 들려주고 언니도 그 꿈속에 빠져들어 신기한 동화 이야기를 함께 간직하게 됩니다.

 

신기하고 엉뚱한 일이 가득한 이상한 나라로 들어간 앨리스의 기상천외한 모험 이야기, 그 속엔 수수께끼와 말장난 뿐 아니라 우리가 나 자신에 대하여 생각해야 할 철학 이야기도 들어있는것 같아요. 자유롭게 커지고 작아지고 때론 목만 길어지는 그런 변화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물어보는 여러 동물들의 반문에 앨리스는 잠시 당황해하지요. 자신도 그런 변화속 자신이 누군지 확신하지 못해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기도 하구요.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누구나 자신만의 멋진 세상을 꿈꿔본적도 많을거에요. 하지만 그런 멋진 세상이 있을지라도 그 속에 존재하는 나는 어떻게 변해야 할지 한번 생각해보는것은 어떨지요. 함께 멋지게 변한 나 자신의 모습도 눈을 떠 꿈을 깨면  현실의 세계로 돌아와 초라한 모습으로 보일수도, 더 나은 모습으로 보일수 있다는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