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2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원작,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이정주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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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간의 내면엔 항상 선과악 두개의 면이 잠재되어 있을거에요. 어느 면이 더 강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성향이 결정되겠지요. 인간의 본성은 원래 선하다는 맹자의 성선설, 인간의 본성은 원래 악하고 끊임없이 교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순자의 성악설처럼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하나로 규정짓기는 힘들거에요. 어릴적부터 교육에 의해 악을 감추거나 자제하기를 강요받은 문명의 인간에게는 항상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자신의 악을 펼쳐내보고 싶은 욕망은 항상 마음속 깊이 간직되어 있을거에요. 그런 욕망의 이야기가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라는 책으로 표현된건 아닐지요.

어릴적 책으로 읽어도 보고 뮤지컬로 보기던 했던 이야기를 원작의 문장으로 다시 한번 접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건 참 멋진 경험이었어요. 많은 글밥에도 불구하고 페이지마다 함께 삽입된 그림을 통해 책을 통해서도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 들고 책 내용이 지루하지 않고 다음 내용이 무엇일지 기대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초등학교 고학년 뿐만아니라 초등학교 3, 4학년 아이들도 엄마와 함께 읽는다면 결코 어렵지 않을것 같아요. 마치 어린아이들의 그림동화책처럼 넓은 책 사이즈는 작은 TV 모니터를 통해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선과악을 자신의 이성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 지킬이 숨겨지고 억압되었던 악의 본성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점점 선과악의 균형이 깨지고 이성으로 조절할 수 없는 하이드의 세상이 오래 지속되는 판단 착오가 벌어집니다. 점점 본래보다 더 악해지고 본성에 잠재된 악의 노예가 되어버림을 알아차린 지킬은 이를 즐기게 되지만 결국 순수하게 악으로만 구성된 세상 단 하나뿐인 사람인 하이드를 개조하거나 개선할수 없게 되고 저명한 교수인 지킬과 완전히 악한 하이드로서의 2중생활을 이어가게 되지요. 하지만 선택의 순간이 옵니다. 지킬은 하이드에게 아버지처럼 관심을 갖는 반면, 하이드는 지킬에게 아들처럼 배은망덕하게 굴게되지요. 지킬을 선택하면 최근에 누리기 시작한 이 모든 욕구를 포기해야 하고, 하이드를 선택하면 열망과 관심사를 버리고 영원히 무시를 받으며 친구도 없이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알지만 더 큰 악을 행하려는 하이드의 욕망을 느끼며 도덕적인 무감각과 악을 즐기게 됩니다. 노신사를 때려 죽이고 난 후 더이상 하이드가 되고 싶지 않게 되고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하이드로 바뀌어 깨어나는 날이 늘어나면서 지킬은 하이드와의 연결을 끊기 위해 자살을 생각하고 하이드는 놀라울 만큼 살고 싶어하는 점에 하이드에게 연민을 느낍니다. 결국 지킬로서 죽음을 결정하고 하이드로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불행한 삶이 종지부를 가져옵니다.

 

순간순간 선택의 상황에서 선과악의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모든 인간의 심리적 갈등을 지킬과 하이드라는 선악의 대표인물로 표현한 작가의 착안에 감탄할 뿐입니다. 혼자서 이 불행을 해결하려고 했던 지킬이 만약 래니언이 아닌 어커슨에게 도움을 청헀다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지 궁금해집니다. 비록 죽음을 맞이했지만 최종 결정의 순간에 지킬로서 죽음을 시행한걸 보면 인간의 본성은 선한게 아닐지, 또한 작가도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지만 본성의 균형이 깨질때 하이드의 인격이 나오는 걸 보면 순자의 성악설처럼 본디 악한 인간의 본성이 문명을 만들고 진화하면서 끝임없이 교정하려는 노력에 의해 본성이 착한것처럼 착각하고 살아가는건 아닌지 반성도 하게 됩니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선택의 순간에도 본성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올바른 선택을 하고, 인간으로 착한 본성을 유지하기위해 노력했던 지킬의 마지막 선택을 간직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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