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담은 그림, 민화 - 만화를 그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길벗스쿨 지식교양 만화상
서은경 만화 / 길벗스쿨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간절히 이루고자 하는 소망이 있었을때 우리는 종교적인 힘에 많이 의지하게 되는 경향이 있읍니다. 물론 우리 조상들도 간절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 신앙의 힘을 이용했겠지만 꿈과 소망이 담겨져 있는 민화를 통해 간절함이 이루어지길 빌기도 했을거에요. 서은경 작가님은 우연히 본 한 점의 그림을 통해 민화에 관심을 갖고 이렇게 어린이들을 위한 민화 이야기를 직접 그림까지 그리시면서 민화속에 담긴 옛 사람들의 소망을 우리에게 전달해주고자 하십니다.

 

투병중인 엄마의 병이 하루빨리 낫기를 바라는 소망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민조가 원천강 선녀 오늘이가 선물한 봉봉이와 함께 유랑 화가의 도움으로 여러 민화에 대하여 시간여행을 하면서 그 속에 담긴 우리 조상의 소망을 알아보는 이야기에요. 만화로 이루어져있지만 한페이지 한페이지에 들어가 있는 멋진 민화풍의 그림들을 보면 민화에 대하여 쉽게 배우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금방 읽어버릴거에요.

 

여기서 소개할 민화는 기쁜 소식을 전해 주는 까치와 호랑이, 시험 합격을 기원하는 어변성룡도, 신랑 신부가 잘 살기를 바라는 모란도,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책가도, 자유와 여유를 꿈꾸는 어해도, 비가 내리길 기원하는 운룡도, 글자를 그림으로 표현한 문자도,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도 총 8편의 민화에 대하여 공부할수 있어요.

 

민조는 엄마가 얼른 건강해져서 집에 돌아온다는 기쁜 소식이 들리길 바라며 병실과, 집 대문에 까치와 호랑이 민화를 붙여놓았어요. 엄마는 민조가 사람들의 소원을 그려 주고 싶어하는 착한 마음을 지켜 주라고 빌어봅니다.

새해가 되면 대문마다 붙였던 민화 까치와 호랑이는 호랑이가 악한 기운과 병을 막아 주고, 까치가 기쁜 소식을 전해 줄 거라 믿고 대문앞에 붙여두었다는군요. 중국 명나라에서 전해졌는데 중국에서는 표범이 그려졌는데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더 익숙한 호랑이로 바뀌었답니다.

 

어릴적 민조와 잘 놀아준 사촌 형이 이번에 수능 시험을 본대요. 민조는 사촌 형에게 시험 잘 봐서 꼭 멋진 용이 되라고 어변성룡도를 선물해요.

어변성룡도는 중국 역사서 <후한서>에 전해지는 전설을 바탕으로 그려졌다는군요. 중국 황허 강 상류 협곡에는 용문 폭포가 있는데 이른 봄 용문 폭포를 향해 모여든 잉어 3,600마리가 이 센 물결을 거슬러 오르기 위해 서로 다투며 뛰어오르는데 그중 가장 용감하고 신령스러움을 갖춘 잉어 한 마리만이 용문에 뛰어오를 수 있고 용문에 오른 잉어는 우레와 번개 때문에 꼬리가 타 없어지고 용이 된다고 하네요. 사람들은 잉어가 용문 폭포를 거슬러 올라 용이 되는 것이 열심히 공부한 선비가 과거 시험에 합격해 출세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고 시험을 앞둔 선비에게 어변성룡도를 선물했답니다.

 

담임 선생님 결혼식장 폐백실에서 모란 그림을 발견한 민조는 무슨 그림인지 알지 못하는군요. 유랑 화가로부터 모란꽃 그림에는 결혼한 신랑 신부가 모란꽃처럼 풍요롭고 여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것을 알게 됩니다.꽃 중에서도 유난히 크고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모란꽃은 부귀영화를 누리라는 뜻을 담고 있다네요. 모란 그림은 주로 병풍으로 만들어졌는데 궁궐에서는 장식용, 일반 백성들은 신혼 방이나 양반집 부인의 안방을 꾸밀 때, 혼례식이나 회갑연 등의 행사를 치를때 썼답니다.

 

어린이 도서관에서 친구 김민경을 만난 오민조는 봉봉이와 함께 책을 사랑하는 정조를 만나는 시간여행을 하게 됩니다. 정조는 나랏일이 바빠 책 읽을 겨를이 없을 때면 책가도 병풍을 보며 위로를 받곤 했다는군요.

책가도는 중국 청나라의 보물 진열장인 다보각에서 유래했답니다. 책가도는 책이 귀하던 시절, 늘 책을 가까이 두고 학덕과 인품을 쌓으며 학업에 정진해 벼슬에 나아가고자 했던 당시 선비들의 소망과 염원을 담은 그림이라네요.

 

아빠가 조금은 여유 있게 살기를 희망하는 민조는 유랑 화가님과 함께 어해도를 선비들에게 전하며 여유를 즐기는 양반들의 모습을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유랑 화가는 어해도의 물고기들이 눈 뜨고 자는것처럼 사람도 살면서 물고기처럼 한시도 눈 감을 새 없이 꼭 지켜야 할 소중한 것들이 있다고 말해줍니다. 민조는 아빠가 지금 가족을 지키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노력하고 계신다고 느끼지요.

어해도는 물고기와 게를 그린 그림입니다. 옛사람들은 자연 생태를 그린 그림에 여러 의미와 상징을 붙이는 것을 즐겼는데 물고기가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에서 자유와 여유를, 잠을 잘 때도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의 습성에서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치는 기운을, 한 번에 많은 알을 낳는 모습에서 자손의 번성을 떠올렸답니다.

 

여름 방학을 맞아 놀러운 외할머니 집에서 민조는 심각한 가뭄의 현장을 보게됩니다. 마을 사람들이 '화룡제'를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용 그림을 보게됩니다. 이 용은 구름을 따르는, 비를 내리게 해 주는 운룡이라는군요. 여의주를 혼신의 힘을 다해 쫓아가는 중인데 여의주는 세상 어떤 소원도 이룰 수 있는 신통력이 있기 때문이라네요. 운룡때문인지 마을 사람들의 정성때문인지 가뭄을 해소할 비가 내립니다.

<삼국사기>를 보면 신라 시대 진평왕 때 '여름에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큰 가뭄이 들면 용을 그려 비가 오기를 빌었다.'는 기록이 있다네요. 옛사람들은 용이 구름을 몰고 다니며 비를 뿌리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답니다. 가뭄 때 비를 기다리며 그렸던 민화 운룡에는 용의 신통한 능력을 믿었던 조상들의 소망이 담겨져있어요.

 

유랑 화가가 그리고 있는 효자도를 보며 민조는 자신이 효자인지 미션에 도전해봅니다. 효자 미션에 합격하고 귤, 죽순, 잉어, 부채를 선물로 받았어요. 귤만 가지고 현실도 돌아오지만 이미 엄마는 수술실에 들어가 계시네요.

글자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문자도라고 합니다. 좋은 뜻을 널리 알릴 때 그렸던 민화랍니다. 목숨 수 자나 복 복 자처럼 좋은 뜻을 가진 글자이거나, 용이나 거북처럼 신령스러운 동물을 나타낸 글자, 그리고 효, 제, 충, 신, 예, 의, 염, 치 등 유교 사회에서 지켜야 할 덕목을 나타낸 글자 들을 주로 그렸다네요.

 

 

오늘이와 함께 십장생을 만나며 엄마의 수술이 잘 되길 기도한 덕에 엄마의 수술은 대성공입니다.

십장생도는 세상에서 오래 산다고 여겨지는 열 가지인 해, 구름, 물, 산, 바위, 소나무, 거북, 학, 사슴, 불로초를 소재로 그린 그림입니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는 기운을 담은 민화는 십장생도이지요.​ 하지만 열 가지 소재가 일정하지는 않고 때론 복숭아나무나 달, 대나무 등이 포함되기도 해 열 십자를 빼고 장생도라고 부르기도 했답니다. 십장생도에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소망이 담겨 있네요.

 

엄마의 병이 낫길 바라는 간절한 소원을 품고 민화에 대하여 공부하는 여행을 통해 민조는 건강한 엄마를 다시 찾을수 있었어요. 사람들의 꿈과 소망을 담은 여러 민화를 만나보면서 우리 민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이해할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다른 민화에 대하여도 더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아이와 함께 나만의 민화를 만들어 아이의 소망이 꼬옥 이루어질수 있도록 빌어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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