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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교실 거꾸로 공부 - 왜 세계는 거꾸로 교실에 주목하는가
정형권 지음 / 더메이커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0세기 주입식 교육의 능동적 참여 시스템에서 공부했던 우리가 21세기 다양한 미디어 정보 및 출판물 정보속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해나가야하는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아무런 변화없이 주도권을 잡고 나아가려고 한다면 아마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엉뚱한 결과가 예상되는 오늘입니다. 다양한 21세기 아이들 교육방법에 대한 무수한 책이 난무하는 가운데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더 먼 곳을 불 수 있게 된 셈이다.'는 뉴턴의 말처럼 다양한 교육방법 지침서에서 언급한 내용을 각각 다른 관점으로, 서로 다른 내용으로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우리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자료들을 정리하고 종합하여 공통분모를 찾아주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알려주는 이 책이야 말로 21세기 아이를 가르치는 20세기 부모가 가지는 한계와 모순점을 없애주고 함께 발전해 나갈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등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배움을 스스로 조직하는 아이들,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 칸 아카데미, 교실 이데아, 거꾸로 교실, 기적의 교실, 슬로 리딩, 콘덴츠 생산과 거꾸로 공부 등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 1. 배움을 스스로 조직하는 아이들
수가타 미트라는 가난하고 교육에서 소외된 아이들을 통한 실험에서 아이들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호기심이라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누구의 도움이 없이도 그 호기심을 통하여 끊임없는 시도와 실수를 통해 스스로 배우게 되는거지요. '아이들은 자기가 배우길 원하는 것을 배운다'는것과 '아이들은 스스로 배울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생물학 전문직인 나에게 있어서도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고 확인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때가 무척 많은데 열다섯 살의 과학자, 안드라카는 의료 전문가도 아닌 평범한 학생으로서 췌장암 조기 진단 키트를 개발한 걸 보면 호기심의 무한한 가능성 및 아이들의 스스로 배울수 있는 힘과 능력이 얼마나 대단하지 다시 한번 놀라게 되네요. 적절한 동기와 도구가 주어지면 배움이 일어난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사례인듯합니다.
항상 부모로서 가장 실수하는게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해 선생님이 되기를 자청하는것이 아닐까요? 미트라 교수는 칭찬과 격려를 하면서 아이들의 학습 의지를 복돋아 주기만 하면 배움의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선생님처럼 가르치기가 아닌 할머니처럼 가르치기를 권유합니다.
여러 실험을 통해 미트라 교수는 새로운 교육 방법을 제안하죠. SOLE, 자기조직학습환경. 학생들이 선정한 문제를 인터넷을 활용하여 친구들과 협조해가며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학습 방식이지요. 요즈음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하고 있는 모둠활동이 비슷한것 같네요. 하지만 선생님이 문제를 선정해준다는 건 다른점이군요. 여기에서 중요한건 큰 질문을 선정하는것으로부터 시작한다는거지요.
조제프 자코토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도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즉 교육에서 교사가 설명을 하고 가르치는 행위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는 것입니다. 학생이 자신의 고유한 지능을 쓰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배우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교육이다는것이죠.
또한 서태지와 로컬모터스의 예를 통해 공유의 시대인 21세기에서 공유를 통한 배움의 확대는 천재를 능가하는 힘을 발휘하며 이런 공유를 실천하도록 돕는 것이 배움의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Part 2.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 칸 아카데미
칸 아카데미를 설립한 살만 칸은 대부분의 과목에서 A를 받는 의욕적인 모범생이지만 수학은 낮은 성적을 받는 조카 나디아를 가르치면서 학습 환경을 평균에 맞춰 설계한다는것은 큰 오류임을 알게됩니다.
동영상 강의 시스템을 통하여 정답을 요구하거나 빠른 풀이를 요구 받으면 학생은 부담감과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배움에 집중하기 어렵고 학생과 가르치는 사람이 서로 신뢰하고 편안한 관계여야 모르는 것을 질문할 수 있고, 교사는 충분이 설명해줄 수 있으며, 모르는 것은 몇 번이고 질문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칸의 동영상의 특징은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으므로 10-15분의 길지 않은 동영상이라는 것, 학생들마다 배움의 속도가 다르므로 자신의 속도를 가능하게 하는 정지 버튼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지 버튼을 통하여 속도에 배움을 조절하고 모르는 내용은 멈추거나 반복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집니다. 또한 모든 학생이 동일한 내용을 같은 속도로 학습할 필요가 없고 완전 학습을 지향하기 위해 완벽하게 습득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게 합니다.
칸의 동영상의 가장 큰 장점은 교실을 뒤집는 거네요. 항상 아이 숙제를 도와줄때 어려움은 어려운 내용을 학교에서 서로 토론하고 해결하면 좋겠는데 부모인 나도 어려워 공부하고 찾아보고 해서 겨우 숙제를 했다는것에 의의를 두게 되는데 이런것에 불만이 있던 저에겐 참 좋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생이 미리 동영상을 보고 수업에 오면, 교사와 학생이 함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거나 심화학습을 하게 되며 그 속에서 일대일 대면의 '교실의 인간화'가 이루어지는 점에서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도 시급하게 보편화되야한다고 생각되어집니다. 또한 흔히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평균 수준의 학생에 맞추는 수업은 불가능하지만 그렇게 진행되는것도 마찬가지구요.
Part3. 교실 이데아, 거꾸로 교실
거꾸로 수업이란 전통적인 수업을 뒤집는 '플립 러닝' 입니다. 선생님의 설명이 담긴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는 것이 숙제이고, 수업시간은 연습문제 풀이와 다양한 활동으로 채워지는것이죠. 거꾸로 교실 방식은 미국 콜로라도의 두 명의 교사가 그들의 화학 수업에 결석한 학생들을 위해서 수업을 녹화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읍니다. 즉 '일반적인 내용은 학생들 스스로 공부할수 있기 때문에 굳이 면대면 수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해야 할 수업 내용을 모두 녹화하여 학생들이 집에서 동영상을 보게 하고, 실제 수업시간은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개념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데 쓰면 어떨까? 그러한 고민 끝에 '거꾸로 교실'의 윤곽이 잡혀가기 시작했습니다.
거꾸로 교실에서 중요한 건 선생님이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완벽한 현인의 모습을 버리고 학생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 학생들 옆에서 함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학생과 학생을 이어주고, 스스로 앎을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안내자가 되어야 하며 가정에서도 부모가 서로 지식을 나누는 동료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죠.
거꾸로 교실은 단순히 수업을 먼저 하느냐 나중에 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존 버그만은 '거꾸로'라는 뜻을 'FLIP'이라는 단어를 풀어서 설명합니다.
F - Flexible environment
유기적이고 자유롭고 변동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L- Learning culture
교실 수업이 교사의 가르침 중심에서 학생들의 배움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I - Intentional contents
사전 수업 영상을 준비할 때에는 '오늘 무엇를 가르칠까' 하는 수업의 의도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P - Professional educator
교사는 항상 배워야 하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세상이 변화하므로 학교 수업도 획일적인 대중 수업에서, 다양성이 살아있는 개별화 수업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함께 공부할 때 더 잘 배우고 배움의 폭발이 일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플랫폼을 학생들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 좋은데 거꾸로 수업은 좋은 플랫폼이 될 수 있읍니다.
거꾸로 교실은 유대인들이 토라나 탈무드를 공부하면서 '짝 지어 토론하고 논쟁하고 대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하브루타'를 구현해냅니다. 하브루타는 탈무드를 공부할 때 함께 토론하는 짝, 즉 파트너를 일컫는 것으로 최근에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토론하는 교육 방법'을 뜻하는 말로 확대 사용되고 있다네요. 이처럼 말하는 공부법이 조용한 공부법보다 효과가 좋다는 사실은 미국 버지니아의 연구기관인 NTL의 '학습피라미드'를 통해 확실해졌습니다. 이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공부한 다음에 24시간 후에 기억에 남아 있는 비율을 피라미드로 나타낸것인데, 강의듣기는 5%, 읽기는 10%, 시청각 수업듣기 20%, 시범강의 보기나 현장견학 30%, 토론은 50%, 실제 해보는 것 75%,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은 90%입니다. 따라서 수업을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방식이 아니라 50% 이상 효과가 있는 토론이나 가르치기 방식등을 적절히 활용하는 능동적인 형식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결론이죠. 이를 활용하면 공부시간에 학생의 목소리가 넘쳐나게 되어 배움이 더 크게 일어나므로 선생님은 어떻게 하면 학생이 목소리가 많이 들리도록 할 것인가를 항상 고민해야 하겠죠.
Part 4. 기적의 교실, 슬로 리딩
문고판 분량의 소설 한 권을 무려 3년에 걸쳐 읽는다. 천천히, 그리고 깊이 음미하면서, 연관된 내용을 찾아 자주 '옆길로 새기'도 하면서 철저하게 독파해서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학생들은 교사의 지도 아래 국어시간에 교과서 대신 이 소설 한 권만을 3년 내내 읽어 나간다 . 이 유례없는 교육을 이끈 사람은 일본 고베 사립 '나다'학교의 국어교사 하시모토 다케시입니다. 학생들이 읽은 책은 <<은수저>>이구요.
이것이 바로 하시모토의 ' 슬로 리딩' 학습법이죠. "모르는 것 전혀 없이 완전히 이해하는 경지에 이르도록 책 한 권을 철저하게 음미하는" 지독과 미독이 바로 슬로 리딩입니다. 이를 통해 자신이 체험하고 느끼는 것이 배움의 의지를 극대화시키고 체험하고 느끼는 시간을 제공하면 아이들은 배움의 동기가 강화된다는 것이죠.
또한 공부에서 '생각하는 시간'은 절대적이며 생각함이 없는 공부는 맹목적이고 배움의 재미를 빼앗아가는데 천천히 읽은 공부는 '생각의 힘'을 길러준다는거죠.
슬로 리딩 수업에서 하시모토 선생님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재미도 만끽하도록 이끌었습니다. 공부와 놀이는 둘이 아니며 놀이의 장점을 취해 공부에 가미하면 아이들은 더 쉽게 공부에 빠져들 수 있으니까요.
다양한 읽기를 통해 스스로 꿈을 찾고 쓰기를 통해 거꾸로 배우기도 합니다.쓰기를 통해 생각이 깊어지고 사고가 정교해지므로 쓰기 활동은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니까요.
슬로 리딩은 이 모든것을 만족시켜주는 학습 방법입니다.
Part5. 콘텐츠 생산과 거꾸로 공부
미래의 교실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여야 합니다. 해리포터를 보면 하나의 훌륭한 문화콘텐츠가 얼마나 사회적 경제적으로 파급 효과가 큰지 잘 보여주는 예죠. 그러므로 우리는 학생들이 생산자와 주도자, 창조자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책 쓰기는 좋은 방법중 하나입니다. 책 쓰기를 통해 학생들은 지식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전환 될 수 있으며, 책을 쓰는 것은 수동적인 공부에서 능동적인 공부로 바뀌는 것이므로 책 쓰기는 최고의 거꾸로 공부인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21세기 아이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여러 방법들이 서로 다른 여러개가 아닌 공통분모를 가진 서로 보완적인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지금 이순간 나를 포함한 여러 학부모들이 가정에서 행하는 아이들 가르치기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며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제목처럼 내가 하는 모든 교육적 행동을 거꾸로 뒤집어서 주객을 바꾸어 능동이 아닌 수동으로, 항상 빠른게 좋은게 아니다는 것을, 공부는 지겨운것이 아닌 호기심과 동기와 환경에 의해 즐기는 놀이가 될수 있다는 것을, 공부는 좋은 대학에 가는 단순한 수단이 아닌 나를 발전시키는 콘텐츠 생산을 통해 나의 꿈의 실현까지 가능한 무한한 도구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