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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해질 수 있을까? ㅣ 그림책 마을 1
츠지무라 노리아키 지음, 하지리 토시카도 그림, 유문조 옮김, 하지리 토시카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1월
평점 :

모범생이며 조용하고 얌전한 큰 아이, 자유영혼을 가진듯하고 항상 에너지 넘치며 사람들 사귀는데 적극적이고 약간은 거친 둘째아이.
전혀 상반된 성격의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항상 부딪히고 의견이 맞지 않고 티격태격할때가 많은 두 아이에게 누가 옳고 틀리고가 아니고 너와 나는 다를뿐이며 조금씩만 서로를 이해하면 친해질수 있다는걸 알려주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책을 접할수 있었읍니다.
우리는 흔히 남과 내가 다름을 난 맞고 넌 틀리다라는 이분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듯하며 요즈음 아이 중심의 생활과 외동 자녀가 많은 세대에 그런 경향은 더 두드러지는듯 합니다.
두 아이들과 책을 읽어보기전 책 표지를 보고 뭐가 서로 다른지 이야기 해보게했어요.
왼쪽 아이는 배구공을 들고 있는것으로 보아 운동을 좋아하고 딱 벌어진 어깨에 자신만만하게 한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리를 벌리고 편하게 서있는 스포츠 머리의 외향적 아이로 보이며 오른쪽 아이는 부동의 차려자세에 다리를 모으고 어깨는 축 늘어져있고 눈치를 보는듯한 눈동자의 소극적인 내성적 성격의 아이일듯 하다고 말해주네요.
두 아들들이 말한 전혀 상반된 두 아이가 과연 친하게 지낼수 있을까요? 걱정반 기대반으로 책을 넘겨봅니다.

주인공이 말하는 그 녀석은 언제나 으스대고 우악스럽고 제멋대로며 얼굴도 험상궃게 생겼읍니다. 점심시간 운동장에서 히로키 무리와 피구를 하죠.
주인공인 나는 교실에서 타카시랑 쇼우랑 지우개 따먹기를 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 녀석은 남자답고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로 보이는데 주인공에겐 그렇게 보이지 않나봐요. 역시 사람을 보는 관점은 다분히 주관적이며 겉으로 드러난 선입견이 많이 작용하나보네요.

체육시간 이인삼각 경기 운동회 연습시간이네요.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는 주인공..짝은 평소 호감을 갖지 못한 그 녀석이네요. 서로 다리를 끈으로 묶고 먼저 내딛는 발을 정하는것부터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읍니다. 묶지 않은 발부터 내딛자고 자기 마음대로 정하는 그 녀석이 시작부터 거슬리나봐요. 결과는 뻔하겠죠.

역시 예상대로 서로 몸과 마음이 맞지 않으니 넘어지고 다치고 당연히 결과는 꼴지. 이어지는 연습에도 항상 꼴찌에 한 번도 잘 달리지 못하네요. 벌써 내일이 운동회날입니다. 이를 어쩌죠?

소극적인 나와 달리 적극적인 그 녀석은 걱정인가보네요. 연습을 하자는 군요.
그러나 서로 마음이 다르고 몸이 맞지 않으니 계속 넘어지고 무릎을 찧는군요. 그런데, 그때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꽈당하고 외발자전거를 타던 여자아이가 넘어져 울자 그 녀석이 소리치며 그쪽으로 달려갑니다. 나도 그 녀석에게 이끌려 발을 내딛게 되네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달려갑니다. 서로 거친 숨이 구령으로 변하며 넘어지지 않고 여자아이에게 달려갑니다. 다친 아이는 그 녀석의 동생 마유미..그 녀석이 말하네요. "처음 내딛는 발을 묶은 쪽으로 해 볼까?" 내가 갑자기 달리기 시작한 그 녀석의 발에 맞추다 보니 넘어지지 않은듯하네요. 그 녀석도 마음이 바뀌었나 보네요.

운동회날 기적이 일어납니다. 마유미의 응원과 함께 그 녀석과 나는 구령이 딱딱 맞으며 결승 테이프에 2등으로 들어옵니다. 묶었던 끈을 풀어 다리는 자유로우나 마음속의 끈은 풀지 않고 그 녀석과 더 달리고 싶네요. 어느새 친해진걸까요?

운동회가 끝나고 그 녀석은 여전히 피구를 하고 나는 지우개 따먹기를 합니다. 달라진건 마유미의 오빠라는 사실을 알게 된것뿐이네요. 하지만 그 녀석이 다가와 말하네요. "야, 내년에는 1등 하자."
달라진게 또 하나 있네요. 그 녀석이 나에게 브이 표시를 합니다. 나도 어느새 따라서 브이를 합니다. 이젠 친해진게 확실합니다.
단순하고 흔히 학교에서 벌어질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 속에서 많은 걸 깨닫게 되네요. 서로를 조금씩 이해할수록 서로의 간격은 훨씬 더 많이 좁혀진다는걸..다르다는 것은 틀리다는 게 아니라는 걸.. 서로에 대해 한가지씩 알아가는게 친해질수 있는 지름길이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