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펼쳐보는 대동여지도 한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최선웅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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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조선총독부가 펴낸 <<조선어독본>>에 실린 그동안 잘못 알려진 김정호에 대한 기록과 2016년 상영된 <<고산자>> 영화를 통해 지금의 지도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대동여지도>가 발품을 파는 육체적 노력에 의해서만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진건 아닌가 하는 잘못된 오해를 하고 있었네요. 기존에 존재하는 여러 지도와 지리지를 통합 분석하여 만들어진 대동여지도와 직접적인 기록이 없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러 사람의 기록을 통해 살펴보는 김정호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과 함께 살펴봅니다. 최근 평양 방문을 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선물한 대동여지도에 담긴 이어진 길을 따라 자유로운 왕래를 통해 교류 협력을 증진하고 번영과 평화를 이루자 의미를 되새기며 조선 시대의 행정구역 8도 전국을 하나하나 김정호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1861년 고산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는 가로 2-8폭, 높이 22층, 총 120판으로 이루어진 목판본 지도에요. 현대 지도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조선 시대 가장 크고 명확한 지도인 대동여지도와 함께 도성, 경조오부,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 경상도,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김정호의 생애는 1804년쯤 태어나 1866년까지 살았고 황해도 토산 출생으로 본관이 청도라고 알려져 있어요. 세습적으로 기술직이나 사무직에 종사하던 중인 계층이거나 양반집에서 잡무를 보던 겸인으로 추정되지요. 김정호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지만 지도를 통해 그와 친분을 맺었던 조선 후기 학자 최한기의 <<청구도>> 서문,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조선 후기 무신 신헌의 <<금당초고>>, 중인 출신 유재건의 <<이향견문록>> 등을 통해 그의 됨됨이와 능력을 엿볼 수 있어요. 


 

김정호는 처음 최한기의 부탁으로 중국의 좡팅푸가 만든 <지구전후도>라는 세계 지도를 목판으로 제작하였고, 손으로 직접 그려 제작한 첫 번째 전국 지도책인 <청구도>, <대동여지도>의 기초가 된 지도인 <동여도>를 제작한 뒤 조선 최고의 지도로 평가되는 <대동여지도>를 제작했어요. 또 지도에 나타낼 수 없는 많은 지리 정보를 담은 <동여도지>, <여도비지>, <대동지지> 등 세 편의 지리지까지 편찬했지만 <대동지지>는 전체 15책 중 마지막 부분은 완성하지 못했다고 하여 아쉬움이 남는군요.
'조선의 지도'라는 뜻을 지닌 <대동여지도>는 전국을 일정한 크기로 만들었으며, 10리 척으로 만들어 측량해 제작한 지도가 아니고 통일된 도량형 제도가 없는 조선 시대의 지도이지만 축척을 어림잡을 수 있고, 조선의 전국 지도 가운데 내용이 가장 자세하고 풍부한 과학적인 지도이며, 대량 보급을 위한 목판 인쇄 지도이고, 보거나 휴대하기 편리하도록 분첩절첩식으로 만들어 편리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는 김정호 혼자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며, 직접 측량하거나 현지 조사를 다니지 않고 기존에 만들어진 여러 가지 지도와 지리지를 참조하고 새로운 편찬 방법을 고안해 제작한 지도에요. 김정호가 <청구도>를 제작한 방법에 대하여 최한기가 쓴 청구도 서문과 김정호가 작성한 청구도 범례에 지도 편집과 제작의 원칙이 설명되어 있어 <대동여지도>도 이러한 원칙에 따라 지도 편집과 제작이 이루어졌을거라고 생각되어지며 그 과정은 제작 기획, 자료 수집, 원고 편집, 원도 제작, 판재 손질, 원도 붙이기, 목판 새김질, 목판 인쇄, 절첩식 제책 과정이지요.
<대동여지도>는 모두 한자로 표기되어 읽기 어렵지만, 지형의 근간이 되는 산줄기와 물줄기의 관계을 잘 살피고, 나와 있는 기호를 잘 익히면 지도를 간략화해서 이용하기 편리하답니다.


 

​<대동여지도>는 전국의 지형을 우리나라 전통의 산줄기와 물줄기로 나타냈으며, 산자분수령의 원리대로 산줄기는 물을 끊지 않고, 물은 산을 넘지 않아요. 20세기 초 우리나라에 와서 지질 조사를 한 일본인 지질학자 고토 분지로에 의해 조사되어 이름 붙여진 교과서에 나오는 지질 구조에 따른 산맥과 일치하지 않지만 산줄기는 땅 위에 드러난 산줄기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어 <<산경표>>의 체계와 일치합니다.
<대동여지도>에 나타난 행정 구역은 조선 시대 말까지 계속된 8도, 334 군현, 74개 월경지로 표시되어 있어요.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인 전라도에 대하여 살펴봅니다.

​1413년 태종 때 전국을 8도로 나누면서 전주와 나주의 첫 글자를 따서 전라도라 부르게 되었으며, 관할 읍치는 모두 56읍이고 감영은 전주, 병영은 강진, 좌수영은 순천, 우수영은 해남이에요. 팔도행정통계에 따르면 전라도는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전답이 8도 가운데 가장 많은 곳이며 조선 왕조의 발상지가 된 전주가 속해 있어요.

​대동여지도가 전하는 조선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만나보았어요. 조선 8도를 세밀히 새긴 대동여지도가 그대로 실려있어 옛 우리 땅의 지형과 산줄기, 물줄기를 살펴볼 수 있었어요. 고산자 김정호의 생애와 업적, 대동여지도의 제작 과정도 알 수 있어서 김정호와 대동여지도와  관련된 잘못된 내용도 새롭게 고쳐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기존의 여러 지도와 지리지를 통합 분석하여 실제 측량된 현대의 지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의 앞선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창의적 인재상을 배우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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