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앙! 생각하는 숲 22
조원희 지음 / 시공주니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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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전, 창작동화, 고전문학, 역사, 과학 등과 관련된 책은 우리 아이들이 쉽게 접하고 부모인 저도 흔히 권장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하는 동화, 철학 동화는 아이들이 어려워하거나 부모가 어떻게 아이에게 독서지도를 해야할지 난감할 때가 많지요. 이번에 만나게 된 '콰앙!'은 아이에게 이런 엄마의 고민을 해결해주는군요. 어려운 철학 동화와 달리 글로 전하는 내용보다는 주어진 상황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그 상황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깨닫게 하는 구성이라 쉽게 지은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아이가 받아들이게 되네요. 콰앙이라는 제목부터 아이에게 어떤 상황이 주어질지 미리 상상해보게 하네요.

 

길거리에서 콰앙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집에 있다가도 이런 소리가 나면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베란다로 달려가게 되지요. 도로변에서 이런 소리가 나니 길가던 사람들이 몰려들어요. 아이가 쓰러져 있어요. 교통사고라는것을 직감합니다. 이럴때 나라면 어떻게 할까요? 아이에게 물어봅니다. 아이의 상태를 살피고 주변에 보호자가 있는지 살펴보고 바로 경찰서나 소방서에 신고해야겠지요. 얼마전 TV에서 어떤 나라에서 길가에 갑자기 쓰러진 사람이 있을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간섭하지 않고 나 몰라라하며 그냥 지나쳐가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책에서 알려주고자 하는 메세지보다 더 심각한 사회 현상을 걱정하게 됩니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 무관심, 괜히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싫어하는 마음, 자작극에 의한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만들어낸 현실이겠지요.

 

역시나 엄마가 달려옵니다. 누군가는 그럴거에요. 어린 아이를 단속하지 않고 챙기지 않은 엄마의 부주의도 문제 삼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는건 중요하지 않아요. 누가 신고했는지 구급차와 경찰차도 달려옵니다.

 

모여있는 사람들의 안도의 한마디와 함께 쓰러진 아이는 119 구급차를 타고 치료받으러 가는군요. 참 다행이에요. 만약 보호자도 없고 술취해 쓰러져 있거나 행색이 좋지 않은 노숙자의 복장이었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지 생각해봅니다.

다시 한번 콰앙 소리가 들립니다. 다행히 사람들이 모여들어요. 그런데 이번엔 아기 고양이가 쓰러져 있어요. 로드킬인가봐요. 하지만 사람들은 너도 나도 서로 눈치만 보며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가던 길을 가버립니다. 얼마전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쓰러져 있던 아기 고양이를 보고 아이와 함께 동물보호센터에 전화하여 구조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아기 고양이를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해서 방치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현장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도 다친 아기 고양이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는것을 보고 함께 책을 읽는 아이는 놀라기만 합니다.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군요.


 

 

책 속의 아이도 이해할 수 없나봐요. 엄마에게 구급차는 언제 오냐고 물어보네요. 같은 상황에서 우리 아이가 이렇게 물어본다면 부끄러워서 아무말도 못할것 같아요. 우리가 얼른 신고하자고 말하지 않았을까요. 아쉬움을 남기고 사라지는 아이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할거에요. 아마 이 아이가 자라면 그냥 지나쳐 버린 다른 어른처럼 마음이 차가운 어른으로 자라나겠지요. 날이 저물때까지 아무 일도 없었던것처럼 분주한 거리의 시간은 흘러갑니다. 도로에 쓰러진 아기 고양이는 무심코 지나가던 다른 차에 2차 피해가 생기지 않았을지요. 출근길 비참하게 쓰러져 있는 도로 위 고양이와 개가 생각이 나는군요. 밤이 깊어 나타난 엄마 고양이가 쓰러진 아기 고양이를 입에 물고 쓸쓸히 사라집니다. 비록 동물이지만 엄마 고양이의 슬픔은 다쳐 쓰러진 아이를 보고 놀라 달려와 함께 병원으로 간 엄마의 슬픔과 다르지 않을텐데 말입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네요. 같은 소리, 같은 상황이지만 어린이와 아기 고양이라는 차이때문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외면해 버린 그 순간이 아이와 엄마에게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만약 그 아기 고양이가 나의 아이, 혹은 나 자신이라면, 애타게 도움을 요청하는 울부짖음에도 주변에서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그 순간 우리는 ​어떤 생각과 감정에 빠져 있을지요.

아이에게 생명의 중요성과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이타심에 대해 알려줍니다. ​우리 아이가, 우리 자신이 아기 고양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가 손을 내밀며 도움을 주는 그런 밝은 사회가 되길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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