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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연장통 - 인간 본성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증보판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일단 읽기 쉽다. 읽기 쉬워서 내가 완독한 극소수의 책 중 몇 권 안 되는 책이다. 우리가 평소 접하지 않은 학문을 접할 땐 보통 쉽게 풀이된 서적을 맨처음 접한다. 그런데 그 첫만남이 재미없으면 안 된다. 또 너무 깊게 파고들어서도 안 된다. 처음엔 사칙연산부터 설명하다가 갑자기 미분, 적분 파트로 넘어가면 곤란하다. "너희들은 이해하기 위한 개념은 이미 배웠잖아. 그러니까 이것도 이해할 수 있어." 꼭 고등 수학책 같은 말을 늘여놓는다. 이 책은 그런 책들과는 다르다. 우리가 이 책 한 권으로 진화심리학자 학위를 받을거란 기대는 절대 하지 않는다. 그래서 목차마다 핵심만 조리있게 설명하고 있다. 사례도 초보자가 읽기엔 적절하다. 목차가 스물 네 개나 된다. 한 목차가 거의 10p를 넘지 않는다. 그래서 넘길 때 마다 이쪽 학문에 걸음을 터게 된다는 느낌이 든다. 배운다는 느낌하고도 비슷할 것이다. 아마 내가 배운 건 이 책의 주제인 '진화심리학' 그 자체가 아니라 독자들을 배려한 목차와 문체라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