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심리학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

 아쉽게도 이 책은 말그대로 책이지. 상담가가 아니다. 일방적으로 심리를 파헤치기만 할 뿐, 특별한 케이스에 대해서는 깊게 파고들고 있진 않다. 만능처럼 보이지만 만능이 아닌 책. 영양가는 고루 잡혀있지만 식탁이 허전한 그런 책이다.


2.

 제목에 속아서 그동안 안 읽었는데, 그냥 상담심리학의 최종판이라고 비유하고 싶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울할 땐 상담이 곧 진리라는 듯 서술되어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책에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 허영심이 가득한 사람, 매너가 없는 사람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출현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저자의 상담을 받고나면 뭐 여차저차해서 마음 속의 엉켜진 응어리가 한 번에 풀린다는 듯이 거의 한 문장으로 서술하고 있다. 여기서 더 예를 들면 쿠파와 마리오의 싸움이라고 할 까? 마리오가 쿠파를 쓰러뜨리는 데 엉덩방아 세 번이 고작이고, 바튼 한 방으로 최종 보스가 마그마에 빠져 뼈만 남는 어이없는 연출의 상담에세이다. 다된 밥에 상담이라는 스위치만 누르면 마음 속의 쿠파는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별 만점을 준 이유는 재독할만한 가치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 책 한 권 읽었다고 상담가마냥 맞선녀에게 허세부릴 정도는 아니지만 읽으면 공감가듯, 적어도 세기의 명작 클레멘타인을 보는 것보다 시간을 가치있게 썼다고 믿게 만드는 책이다.


4.

 정통 자기계발서다. 어디서 주워들은 명언으로 서술의 허전한 공간을 천으로 가리듯이 메꾸고 있다. 그치만 막무가내로 노오오오력하라는 <하버드 새벽 4시 반>보다는 훨씬 재밌다.


5.

 그래도 돈 아까워서 심리 상담을 받고 싶은 사람은 이 책 사지 말고, 그냥 상담가에게 가기를 추천한다. 만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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