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의 기술 - 불확실한 삶이 두려운 이들을 위한 철학 연습
레베카 라인하르트 지음, 장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1.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낯선 것과 마주함, 살아야 하는 운명이다. 특히나 지금은 그 어떤 시대보다 낯선 것들이 쏟아지고 있는 시대다. 이건 우리가 시대상을 받아들이는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도 그 해결책이 낯선 것이 아니라는 보장이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2.

 삼시세끼 하루하루 연명하며 살아가는 도중, 누군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오늘 하루 할 일을 제대로 마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든다면 그건 방황이 필요한 때다. 익숙한 것을 더 열심히 할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것의 영역에 드나들어야 할 때가 온 거다. 나 자신의 존재가 세상에서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하루라는 시간을 이렇게 보내는 데에 한심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방황이 필요함의 증거다. 방황을 거쳐야 방황하지 않게 된다. 명료한 말이다.


3.

 애니메이션 빨간머리앤의 주인공 앤은 삶은 앞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즐거운 것이라고 한다. 저자 또한 삶은 예측할 수 없고, 안정된 삶만 갖는 삶이 행복할 리 없다고 말한다. 우리의 희로애락은 시시각각 마주하는 낯선 것에서 나온다. 낯선 문제를 해결하고, 낯선 해결책을 내놓는다. 그리고 이전의 내가 봤을 때 낯선 내가 새롭게 탄생한다. 그게 방황의 매력 아닐까? 좋든 싫든 우리는 방황을 받아들여야만 변화할 수 있다.


4.

 방황을 하고 나면 그 이전보다 상황이 더 좋아질거란 보장은 없다. 재부를 만들어주지도, 더 건강해지지도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방황은 여행과 닮아있다. 여행을 통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문화, 다양성을 느끼며, 세상에서 내 자리가 어딘지, 나의 존재감은 어떤지에 대해서 답아닌 답을 준다. 방황은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내 다양성을 발견하는 일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음악을 좋아하는, 맨 구석 자리에 앉는 그녀를 좋아한다고 확답할 수 있는 과정이다. 


5.

 현대에서 재독은 대단한 사치지만 재독할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예를 들면 토리코의 풀코스라고 해야하나? 여유가 되면 그런 책들을 정가로 사서 밤새 읽고 싶다.(절판된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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