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을 다니며 혼자 자취를 하는 여대생 하나는 어느 날 강의실에서 교재 없이 수업을 듣는 한 남자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용기를 내서 그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어쩐지 하나의 벽을 두는 듯한 쌀쌀한 그, 하지만 결국 하나의 웃음엔 못당했는지, 둘은 만남은 계속 이어가고, 마지막엔 사랑의 결실까지 맺게되는데...여기까지가 순탄한 로맨틱 스토리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그가 늑대인간이고, 태어난 아이들도 늑대인간이라는 것.


2.

 그치만 서로 사랑하면 늑대인간이든, 호빗이든, 요괴든(이누X샤) 그게 무슨 상관이리, 적어도 아이들만큼은 키워서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오늘도 일반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던 그에게도 불행이 닥쳐온다. 아이들에게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버린 것.


3.

 심리이론 중에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이론이 있다. 아이는 엄마에게서 이성을 느끼게 되는데, 아빠가 질투의 대상이 된다는 것, 남자아이는 아빠처럼 강해지기 위해 운동을 하고, 지식을 갈고 닦는다. 이를 보면 아이에게는 아버지가 자기 삶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아버지가 사라졌으니, 하나에겐 엄마와 아빠, 두 역할이 주어진 것, 그런데 아버지는 보통 인간이 아니라 늑대인간이었다는 점, 이는 무엇을 나타낼까? 하나는 늑대인간의 입장이 되지 못한다. 결국엔 두 아이 유키와 아메가 이른 나이에 삶을 책임지고, 결정해야 할 의무가 주어지는 것.


4.

 우리가 진로를 정하고, 공부를 하고, 스스로 의식주를 책임질 수 있는데에는 꽤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수명이 인간과 다른 늑대아이, 유키와 아메는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도 별개의 케이스에 속한다. 좋게 생각하면 정해진 일이 확실히 양립되어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산에 들어가서 늑대 본연의 모습을 하던가, 누군가는 늑대인간임을 숨기고 사회 속에서 은밀히 살아가던가. 이런 양립의 문제 때문에 영화 속에서는 하나와 아이들의 갈등이 여러 차례 나온다.


5.

 영화를 보면서 제일 맘이 아팠던 것은 '하나'라는 인물이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상황보다도, 자신 스스로 확실한 정보나 조언없이 이때까지 누구도 길러보지 못한 '늑대인간'이라는 존재를 키워냈으니 말이다. 문제를 푼다는 것보다, 문제가 뭔지 찾아내서 푸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영화는 하나의 고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버지는 대신할 수 있지만, 어머니는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이형의 존재인 늑대인간을 보면서 모성애라는 게 얼마나 생각날까? 가공의 인물이긴 하지만 하나같은 여자는 현실에서도, 영화에서도 다신 못 찾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