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한 열네 번의 인생 수업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내용은 대충 이렇다. 저자인 미치 앨봄이 학창 시절 철학과 교수였던 모리와 함께 화요일 마다 삶과 죽음에 관해 서로 대화하는 이야기. 그래서 명언같은 게 자주 나오는 데 이것들을 대놓고 B급 자기계발서에서나 나오는 내용이라고 무시할 것이 아니다.


2.

 왜냐하면 모리 교수야 말로 살아있는 사람들 중에서 죽음에 관해서 어느 정도 안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는 루게릭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운동 신경 세포가 서서히 사라지는 이 병은 아직까지 원인도 치료 방법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병이다. 생각해보라. 몸도 제대로 못 움직인다. 팔만이라도 된다면 자기 위로라도 하지 내 몸을 내 맘으로 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최악일 것만 같다.


3.

 하지만 가만히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며, 멍을 때리거나 사색을 하는데, 남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가르침 한 두개는 나오지 않겠나.


4.

 곧 임종이 눈 앞에 다가오는 것을 알면서도 모리 교수는 침착했다. 그렇다고 생애 마지막 날을 어떻게 지내고 싶냐고 물으면 모리 교수는 일반인들과 다를 바 없는 문제 없는 수많은 나날들 중 하나를 원한다고 답했다. 죽음을 아니까 삶이 무서워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학을 공부해볼까 생각중이다.


5.

 크게 보면 여행 갈 때 보기 좋은 명언집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솔직히 거의 까먹었다. 읽는 동안에만 감정이 벅차 흘렀지, 그 명언이 후에 머릿속에 압정 박히듯 떠올리는 일은 없었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니 만큼 재독을 겸할 생각이다.


6.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에선 어떤 이의 죽음을 단지 우주의 에너지 변화라고 묘사했다. 그가 싸이코패스라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할 땐 죽음이란 동양에서 묘사하는 촛불의 불이 꺼진다는 이미지가 아닌 그냥 파도는 사라져도 다시 나타나는 것과 같은, 세상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모든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는 이미지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7.

 임종을 코앞에 둔 많은 이가 죽음에 관해서, 현대인의 삶에 관해서 소설과 에세이를 썼지만 그들이 암만 써봤자 다 추측이다. 너무 믿지 말라는 거다.


8.

 그렇다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제쳐두면 어떻게 실체없는 삶과 사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해를 한다는 소리가 모순같지만 이해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하는 게 책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