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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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리뷰 포스팅 중에서 별 5개가 제일 많아서 이런 의문을 가진 독자도 있을 것이다. "개나 소나 별 5개래. 책보는 눈이 낮은 거 아니야?" 이들에게 말하건대 나는 재밋게 읽은 책들만 리뷰를 쓴다. 별 5개의 포스팅이 제일 많은 건 당연한 거다. 재미있지도 않은 책의 리뷰를 쓰기도 싫고, 느끼지도 않았던 감정 나열하기는 더 싫다. 그리고 이 책은 별 5개를 줘도 아깝지 않은 책이다.


2.

 일단 읽기 쉽다. 책 표지에 청소년 권장 도서라는 라벨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쪽빨려서 읽을 염두도 안냈을테니까. 내가 아직 풋풋한 20대라도 일부러 읽기 어려운 책을 읽고 싶진 않다.


3.

 주인공인 에디는 놀이공원의 정비사일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한 소녀를 구하다가 죽게 되는데, 죽으면서 천국이라는 것이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 와중에 에디는 자신이 몰라도 자신과 연관된 사람, 희생된 사람, 연인 등을 만나게 되는데, 모두 다 에디가 한 행동 하나하나와 연결되있음을 일깨운다. 이 글을 쓰는 나도 누군가와 연결되있겠지...


4.

 천국이란 이 현실을 사는 와중에 실감할 수 있는 개념이다. 온갖 게으름을 피우고, 파라다이스 동산같은 곳은 천국이 아니다. 그것들은 사람에게 어떤 위안도 줄 수 없다. 신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태어나는 것 그 다음으로 태어난 후에 일어났던 일들을 이해하게 해주는 것이다. 때론 살면서 몰랐던 살인을 저질렀을 수도 있었고, 쥐구멍이 10개라도 모자른 창피한 행동을 했을 수도 있다. 그것들을 무색무취의 안개처럼 순화시키기 위해선 재보도 관계도 아닌 나 자신과의 화해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관계의 그렁텅이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테니까


5.

 에디는 사람을 죽였다. 그렇지만 사람을 살렸다. 에디가 죽인 사람을 A라고 하고, 살려준 사람을 B라고 하자. 만약 에디가 A를 죽이지 않고, 살리려고 했다면 에디는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에디는 A를 죽인 삶의 과정 속에 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B를 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에디의 그런 삶이 바람직한가 아닌가는 별로 중요치 않다. 인과응보는 개뻥이니까. 가는 데는 순서없다.


6.

 자신의 인생이 무의미하고, 강 위에 홀로 서있는 기분이라면 나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비록 기억이 나지 않아 무의미하게 여긴 시간도 결국은 또 다른 누군가와 이어져있을테니...


7.

 읽고나니 죽음이 별로 무서워지진 않은 것 같다. 죽음을 이해할 수 있느니 죽음을 향하는 삶도 더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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