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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이대 ㅣ 하서명작선 60
하근찬 지음 / 하서출판사 / 1996년 12월
평점 :
절판
아들 녀석이 왔다. 진수 그 자석. 문드이 자석. 불쌍한 자석...... 너 마저 글케 되믄 어쯔노. 이제 우예살꼬! 앞날이 창창한 나이에 그리 변을 당해 우야믄 좋노 말이다! 이 아비의 다리를 떼어줄 수 있다면...아들내미 살릴수 있다카면, 내 한몸 병신되믄 족하지.. 전쟁. 그노므 정쟁이 뭔데? 도데체 뭔데? 우리 부자에게 이리 고통을 안겨주노!
진수야! 비록 우리에게 팔다리하나 없지만서도 아침이면 밝아오는 햇빛을 통해 세상을 볼 수 있지 않더냐!! 비록 시끌데는 소음일지라도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더냐? 너의 속내를 이 아비에게 속시원히 말로 털어놀수 있지 안터냔이다! 이겨내자꾸나! 세상의 쓴맛 드러운맛 다보았는데 그깟 몸뚱아리 하나 없는 것. 버티자꾸나! 여기저기 힐끗거릴 그깟 사람의 눈초리 무시하며 살자꾸나!
오늘은 이 흐느낌속에 차마 눈을 감지 못하겠구나. 오널만 딱 오널만 이리 슬픔에 잠기어 퍼붓는 물줄기를 받아내고, 내일은 아비다운 모습! 당당한 모습 네게 보여 주꾸마. 그래도 이 아비는 네가 살아와서 정말 기쁘다. 고맙다 아들아! 이아비 곁으로 돌아와 주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