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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한달에 한 번 받아보는 샘터 월간지, 11월호가 도착했다.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내용이 알찬 월간지다.
소설처럼 긴 글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요즘처럼 정신없을 때는 짧은 글이 적당하다.
오랜 시간 글을 읽는 데 시간을 쓸 수 없을 때 샘터만한 잡지가 없다.
날씨가 서늘해지니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더 생기는데 주변 환경이 따라주질 않은 요즘이다.
그래서 샘터가 배송오기를 더욱 기다렸던 것 같다.
침대 맡에 두고 읽어도 좋고, 가방에 쏙 넣고 다녀도 좋다.
11월호에는 어떤 글이 실렸을까.
마침 샘터 발행인이 쓴 글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샘터의 짧은 글을 읽으면'이었다.
"(중략) 예전 샘터의 짧은 글을 읽으며 우리의 엄마, 아버지, 친구들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변한 듯 변하지 않는 우리네 삶에 가슴이 찡합니다."
이 문장에 공감이 많이 간다.
코로나 19로 많은 시간을 삭막하게 지내고 있다.
샘터 월간지를 읽고 싶었던 건 아마 사람 사는 느낌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 번호에는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을까.
내가 가장 먼저 보는 페이지는 '바람이 전하는 말' 홍종의 동화작가님이 쓴 글이다.
이번에는 '기왕이면 좋은 일만 기억하기를!'이라는 제목이었다.
치매 여성과의 에피소드를 적은 내용인데 참 마음이 아픈 이야기였다. 작가님이 만난 치매 여성은 15년 전에 그 건물에서 청소를 하던 분이었는데 오래된 과거의 힘들었던 기억으로 돌아간 것이다. 치매가 걸리면 현재의 기억을 잃고 과거에서 헤맨다. 그런데 가장 힘들었던 때로 돌아간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얼마나 가슴에 맺혔으면 그랬을까.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의 이름을 말하며 가슴을 두드렸다는 내용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한이 맺힐 때까지 힘들게 해야만 했을지.
정작 힘들게 한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을 텐데.
작가는 타인의 가슴에 씻지 못할 상처를 주는 사람은 되지 않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도 그런 생각이 스쳤다. 남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도 좋지만, 상처를 주지 않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남에게 지우지 못할 나쁜 상처를 남기는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를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샘터에서는 매달 주제를 정해 독자투고를 받는다.
12월 호에는 떠나보내고 싶은 한 가지인데, 어떤 글이 올라올지 벌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