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초등학생도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소통한다.
나 때는 자그마한 종이를 찢어 자잘한 글자를 써서 친구에게 주곤 했다.
편지를 봉투처럼 접어서 주는 것도 유행처럼 번졌었고.
딱지처럼 접어주는 쪽지도 참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딸을 보니까 간단한 한두 마디, '응', '놀자.'이런 식의 말을 문자로 끊임없이 보낸다.
그리고 잠시도 기다리질 못하고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얘가 왜 대답이 없지?
그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해피는 편지 쓸 때 행복해1]라는 책은 '편지'도 다시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거리가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문자는 휙 지나가 버리지만 글자는 오래 남는다는 걸 알까.
그래서 더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다는 것도.
다시 꺼내 보는 재미, 곰곰이 생각하며 쓰는 느낌도 느껴보게 하고 싶다.

주인공 해피는 강아지다.
해피는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편지에서 찾는다.
바람이 해피의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고, 무언가 속삭인 것 같은데 해피는 알아듣지를 못했다.
다음에는 천천히 오라며, 차를 준비해두고 기다린다고 쓴 편지가 참 예뻤다.
해피의 마음도 예쁘고 그렇게 생각해서 쓴 편지도 좋았다.
바람은 해피에게 답장을 해주는데 역시나 놀랄 만큼 아름다운 생각이었다.
바람은 해피에게 다른 친구를 이야기했고,
해피는 그 친구에게도 편지를 쓴다.
편지는 편지에서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편지를 쓰는 해피의 이야기와
답장을 받은 느낌은 편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한다.
나 역시도 편지를 언제 써봤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메일에 길들어져 있다. 핸드폰에 익숙해져서 손으로 무엇을 쓰는 것에는 서툴어져 버렸다.
해피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나도 펜을 들고 싶다.
기다림의 시간을 초조해하기만 하는 아이들에게
기다려서 즐거울 수 있는 일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