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떨어져 있어도 가까운 마음으로
그리움 담아 전하는 글 [친구에게]
이해인 수녀의 에세이가 나왔다.
'친구야'
라는 말이 새삼 다정하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 친구도, 학교 친구도 떠오르게 하는 한 구절 한 구절이 어쩜 이렇게 아름다울까.
이해인 수녀가 그동안 쓴 글 가운데, 우정에 관한 구절을 골라 엮은 책이다.
새로운 글도 일부 포함되었다.
총 32편의 글이 이규태 작가가 그린 그림과 함께 구성되어 있는데, 글과 그림이 참 잘 어울린다.
책 자체가 너무 예쁘다. 글만 읽어도 좋고, 그림만 봐도 기분전환이 되는 그런 책이다.

서로에게 거리를 둔 지금은,
어느 때보다 우정과 사랑을 전해야 할 때.
"너와 나의 추억이
아무리 아름다운 보석으로 빛을 발한다 해도
오늘의 내겐 오늘의 네 소식이
가장 궁금하고 소중할 뿐이구나, 친구야."
글마다 친구란 존재를 얼마나 귀하게 생각하는지가 드러났다.
왠지 '친구야'라는 말이, 차분하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부르지 않았을까.
바로 옆에 붙어있는 듯. 속삭이듯.
다정하게 불렀을 것만 같은 글이었다.
나도 친구를 부르고 싶다...

글을 보면 글쓴이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는 삶을 사는 분.
코로나 19로 삶이 참 퍽퍽하다.
아이는 학교에서 말 한마디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새로운 학교에 가서 새 친구를 만났는데, 인사를 할 수 없다.
겨우 종이에 적은 연락처를 받아와서는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친구에게] 책은 어른도 좋지만, 아이들이 읽어도 될만한 글이다.
동시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도 한 구절씩 읽어주고 싶다.
맘껏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곧 오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