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 증보판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8
박영규 지음 / 들녘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고려시기에도 왕조실록이 편찬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조선왕조실록은 들어봤어도 고려왕조실록은 못 들어본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나도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조선왕조실록인지 알았다고려왕조실록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는데 이 책은 고려왕조실록을 복원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료들을 근거로 재구성해 본 것이다고려는 고려만의 독특한 색을 지니고 있었다특히 불교유교문화한반도 문화를 정착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일연의 <삼국유사>나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고려시기에 저술 되었던 것만 보더라도 이 시대 역사의식이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되었는지 알 수 있다.

 

   태조 왕건부터 34대 공양왕에 이르기 까지 총 34명 왕들의 어린 시절과왕에 등극하고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를 적어놓고 있는데그 동안 내가 국사책에서 이름만 외우고 넘어가던 왕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어떤 이유로 그런 사건이 일어났고 그 때 주변국의 정세가 어떠했는지 또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명쾌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유익했다.

 

   원왕에서 부터 충렬충선충숙충혜충목충정왕 쪽을 읽고 있을 때무신정권의 이야기를 다룬 무인시대가 TV에서 방영되고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무인시대는 자주 보는 편은 아닌데 이 책을 읽으며 관심이 생겨서 경대승 나올 때부터 보는 중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국사선생님께서 친구들에게 국사 수업을 할 기회를 주셨는데 엄청 지루하게 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이 경험을 통해 내가 가르칠 아이들에게도 단순히 교과서만 읽어줄 것이 아니라시청각 자료와 책도 활용해서 수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역사는 이미 지나온 과거를 외우는 수업이 아니라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역동적인 시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말이다.

 

   조금 아쉬운 것은 책에 나온 내용들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증거자료가 적혀있지 않다는 점이다그렇지만 고려시대의 시대상과 인물들의 역할 갈등을 잘 묘사하고 있어서 이해가 쉽고 왕뿐만 아니라 주요 인물들을 함께 다루고 있어 아이들의 역사공부자료로도 손색이 없다.

 

  역사는 시대의 부산물이 아니라, 현실과 부단히 연결되어 있으며, 미래를 반영해주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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