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경제학 - 피도 눈물도 없는 개인 재무관리 매뉴얼
리사 데스자딘스 & 릭 에머슨 지음, 김지원.한민중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바이오하자드와 개인자산관리법이 하나로 - 좀비경제학

바이오하자드 게임이 있다. 좀비로 변한 세상에서 온갖 아이템을 얻고 미스테리를 풀어가며 생존하는 게임이다. 유저들은 총알이 모자라 좀비들에게 죽음을 맞고, 잘못된 아이템을 사용하여 죽기도 하고, 잠겨진 문을 열지 못하거나 독에 중독되어 죽는 등 극악의 난이도를 가진 게임이었다. - 난 한번도 엔딩을 보지 못했다.- 이 게임 시리즈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거의 만화수준의 액션영화여서 킬링타임용이었던 것에 반해서 좀비가 나오는 또 다른 영화 '나는 전설이다'는 모든 인간이 좀비로 변한 뉴욕에서 개와 함께 혼자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려 뭔가를 시사해 주는 영화였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바이오하자드 게임 메니아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개인자산관리를 좀비와 연결한 그 엉뚱한 발상은 좀비 메니아가 아니라면 좀처럼 하기 힘든 것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좀비 이야기는 책의 각 장마다 소설의 형태로 나오는데 스토리 진행방식이 바이오하자드 게임에서 아이템을 얻는 방식과 비슷하다면 혼자 처절히 살아가는 주인공의 상황은 '나는 전설이다'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나의 자산을 좀먹는 각종 경제적인 문제를 좀비로 규정하고, 책 속 소설 내용을 개인자산 관리에 연결하여 설명하는 기법은 참신하고 재미있다. 책을 읽어가며 중간 중간 나오는 빈칸에 나의 재무상황을 적어가며 읽다보면 어느 순간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 있게 된다.

좀비의 이야기가 독자로 하여금 그 절박함과 절실함이 더 와닿게 만들고 있어 책을 덮고 난 후 나도 모르게 내 통신내역을 살펴보고 지난 몇달간의 카드 내역을 분석해 보게도 된다.

책 소개는 경제적으로 파산위기에 있거나 이미 파산한 자들의 경제개념을 심어주고 적절한 조언을 하는 책으로 되어있었지만 읽어보니 의외로 일반 독자들 즉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었다.

어려운 경제 개념보다는 섬뜩한 소설의 형식으로 긴장감을 주고 독자로 하여금 자신 주변에 좀비와 같은 존재가 없는지 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이 책은 대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러도 읽을 수 있는 아니 일독의 필요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조언이 때로는 과격하게 다가오기도 하는데 내 경제생활을 좀 먹는 좀비가 내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과감하게 샷건으로 머리를 날려버리듯이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대목에서 비장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돈 관리 개념이 없어 매달 적자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다. 그리고 독서 후에 주위에 좀비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다른 재미이다.

www.weceo.or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