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완과 함께 가라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위대한 잠언집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배현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잠언집이다.
경제학자인줄 알았는데 잠언집이라니 왠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을 먼저 읽은 분으로부터는 자신은 별로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읽기 시작한 것이어서 솔직히 아무런 기대도 없었다.

 
하지만 이 책 정말로 대단한 책이다. 책도 얇고 내용도 많지 않은데 편집도 글자보다는 여백이 더 많은 이 책은 거금 12,000원인데- 평소의 나라면 혹평으로 시작했겠지만- 과장 좀 보태서 맘만 먹으면 커피한잔 마실 시간에도 읽어버릴 수 있을 만한 분량이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을 나는 며칠 째 보고 있고 아직 끝까지 보지도 못했는데 서평을 쓰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접어 놓은 곳이 수십 곳이고, 내 수첩에는 메모로 가득하다. 저자의 한 줄 문장을 읽고사선 책을 덮고 킥킥댈 때도 있고, 한 참을 생각에 잠길 때도 있다.


저자의 시각은 블랙스완 이론의 대가답게 역설적이고 독특하기만 하다.


죽었을 때 사망원인을 찾가보다는 살아있을 때 사는 이유를 밝혀내야 할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사람들은 역할 모델에 집중하지만 반모델을 찾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반모델이란 당신이 성장했을 때, 당신이 닮고 싶징 낳은 사람을 가리킨다.


이상주의자 칼 마르크스는 노예들에게 그들이 종업원이라고 설득시키면 잘 통제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현대는 우리에게 일찍 늙고 오래 사는 이중 처벌을 내렸다.


등등 책 속에는 온갖 말들이 난무하지만 어느 하나 새롭지 않은 것이 없다. 어제 읽을 부분을 실수로 다시 펴서 읽어보게 되니 느껴지는게 달랐다. 어쩌면 이 책에 대한 가장 좋은 독서법은 처음 부터 읽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아무 곳이나 펴들고 읽다가 덮어 놓고 또 아무 페이지나 임의로 펴서 읽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을 읽자니 김소연 시인의 마음사전이란 책이 생각난다. 글의 맛이야 김소연님의 것을 따라 가랴만은 그 엉뚱한 솔작함과 일반인은 바라보지 못한 곳을 바라보는 관점만은 닮은 점이 있어보인다.


나쁜 사람의 불행을 구경하며 우리는 유쾌하거나 상쾌하거나 경쾌해질수는 없지만 통쾌해지기도 하는 걸 보면, 통쾌하다는 것의 쾌감이 위험한 수위에서 찰랑대는 감정임에 틀림없다. - 마음사전 중에서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유쾌, 상쾌, 경쾌가 아닌 통쾌함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책의 잠언이 우리의 상식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위험한 수위에서 찰랑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지루한 빗 속에서 이 책을 통해 독서 삼매경에 한 번 빠져 보시길...그리고 하루에 10문장이상 읽지 말기를 권하는 바이다.
 

www.wec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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