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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없는 세계 - 중국, 경제, 환경의 불협화음에 관한 8년의 기록
조나단 와츠 지음, 윤태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 조나단 와츠는 영국 <가디언>의 아시아 환경 전문 특파원이다. 2003년 베이징에 파견되어 8년간 중국 각지를 돌며 중국의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한 인터뷰와 자료를 수집하여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원제는 When a Billion Chinese Jump, 어린 시절 10억 중국인이 한꺼번에 뛰면 지축이 흔들린다는 괴담 아닌 괴담에서 저자의 중국에 대한 인상이 시작되었고 그것이 쌓여 이 책이 출간된 것이다.
환경문제를 가지고 중국을 진단한 이 책은 기존의 인물중심도 아니고 경제를 다룬 이야기도 아니고 그들의 문화를 다룬 이야기도 아닌 독특한 소재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저자는 중국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지도자들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글을 써 이 책이 단순한 중국소개서가 아닌 의미 있는 책으로 다가오게 한다.
중국어문학을 전공하여 그동안 중국에 관한 수많은 책을 보아왔지만 이렇게 이야기거리가 많은 보물같은 책은 처음이다. 영국인 저널리스트의 시각에서 바라본 중국의 역사와 사상에 대한 견해는 신선하기만 하고,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중국과 서양의 역사적인 사건들, 신문에 보도되지 않았던 현대 중국의 비하인드스토리는 중국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던 나 조차도 깜짝 깜짝 놀랄 정도이다.
게다가 한 페이지에 3-4개가 달린 주석은 백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이어서 책을 읽는 내내 주석을 들춰보게 만들었다.

주석에는 본문에서 다하지 못했던 상세한 설명이 가득하여 주석 기호를 만날때마다 일일이 확인하지 않을 수가 없어, 사진 처럼 책 표지를 책갈피 삼아 계속 들춰보게 만들었다.
학자들이 쓴 중국소개서와 달리 기자인 저자의 주석에는 누구누구와의 인터뷰가 출전이라는 재미있는 주석도 달려 있고, 현장을 발로 뛰며 현지인들과 만나며 채득한 사실들은 이 글의 사실성을 높여준다.
기자의 글 답게 어느 한쪽에 너무 치우치지도 그렇다고 중국을 대놓고 비난하기만 하지도 않는 균형잡은 글쓰기도 훌륭하고,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한 글은 지적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 알고 싶거나, 중국인들도 모르는 중국에 대한 역사지식과 정보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필독해야 할 책이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이다.
중국 발해만의 해저유전 유출사고가 화재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의 환경문제에 대처하는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인상깊었던 구절이 있어 책에 대한 감상의 마지막에 소개하고자 한다. 저자가 티베트를 여행하면서 수첩에 적어내려갔다는 글이다.
'19세기 영국은 생산하는 방법을 세계에 알려주었다. 20세기에 미국은 소비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21세기에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려면 지속 가능한 성장 방법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후배들에게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해야겠다.
www.weceo.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