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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잡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 - 대한민국의 학교를 단번에 바꿀 교육 정책 제안
이기정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5월
평점 :
요즘 반값 등록금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고, 광화문에는 매일 저녁 대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수백여명씩 몰려온다. 모 연예인이 피자를 사들과 와서 시위학생과 그들을 막고있는 전경들과 나누어 먹었다는 미담아닌 미담도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해 퍼지고 있다.
이 나라에서 교육받고 자라면서 학교 교육에 절망하지 않았고 대학등록금에 가슴 졸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 경우만해도 한 집에 두명의 대학생은 무리라 남자인 내가 할 수 없이 조기 입대를 선택하기도 했으니 등록금 문제가 남의 일 같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지방대학들의 학생부족으로 재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반값 등록금 실행이 쉬운 것만은 아닐테니 정책입안자들 머리 꽤나 아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런 시국에 집어든 책이 "교육을 잡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다. 카톡을 하다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이거라며 표지를 찍어 보냈더니 돌아온 답이 걸작이다. "대권을 잡은 자도 교육은 못 잡는다" 였다.
이 책의 저자도 故 김대중과 노무현 두 대통령 조차도 교육개혁은 하지 못하였다고 여러번 언급하고 있다. 정권을 가진자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는 교육개혁은 과연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까 이 책은 저자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유명학원강사 인기 강사였다가 학교로 들어와 교육과 멀리 떨어진 학교에 실망하여 주위의 여러 교사들과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진정 이 나라의 교육이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대해 BIG6 라며 여섯개의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 정책들을 읽어보면 중고교 무학년 학점제, 학급당 학생수 20명이하 감축, 교육과 사무행정의 분리, 교장자격증제 폐지,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 및 고교 평준화 확대, 교과서 자유발행 및 자유선택이다.
하나같이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고, 기존의 교육정책 입안자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할 만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저자가 정책을 제시하면서 예산문제까지 언급하며 실현가능성이 높음을 설명하고 있고 상당히 논리적이고 열정이 느껴지게 주장을 펼치고 있어 읽는 내내 고개를 수십차례 끄덕여야 했다.
물론 저자의 주장을 백프로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약간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면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제안임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것은 소위 BIG6가 아니라 제2부 교육 논쟁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고찰 이었다.
교원평가제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고, 무상급식 논쟁 부분은 평소 내가 반대 입장이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무상급식 부분은 저자와 나의 생각이 싱크로율 95%는 되는 것 같다. 사실 무상급식에 쏟을 돈으로 더 시급한 정책을 펼쳐야 함에도 마치 학교 교육에서 먹는 것이 최선인 것처럼 싸우는 것을 보면 한심할 뿐이다. 뭐 마지막에 저자는 보수진영에서 마땅한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기에 자신은 무상급식을 찬성할 수 밖에 없다고 한 부분이 나와 생각이 다른 부분. 하루라도 빨리 무의미한 무상급식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그 예산을 이 책에서 제시된 정책 하나라도 실행하는데 쓰는게 학생과 학부모를 그리고 이 나라를 위하는 일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 그동안 뉴스에서 떠들던 것이 얼마나 지엽적인 문제였고 본질에 접근하지 못했던 것인지 절감하게 된다. 학교문제 개혁의 시급함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고, 초중고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필독, 그리고 제발 정치하시는 분들 골프 칠 시간에 이 책 한 부분이라도 보좌관에게 읽어달라고라도 했으면 좋겠다.
저자의 열정과 고민의 흔적이 가득한 교육정책 제안서, 별 다섯개도 모자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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