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파는 스페셜리스트
데이비드 H. 프리드먼 지음, 안종희 옮김 / 지식갤러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전문가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들의 말을 언제 믿어야 할까

책 표지에 쓰여 있는 광고 문구다. 이 책은 소위 우리 주위의 전문가와 과학자, 의사 등등이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들이며 그들의 말은 대체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아주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책 뒷면에는 "우리는 왜 그들에게 번번이 속을까?"라는 질문이 있지만 사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 속는 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평소 신문과 책들을 접하면서 생겼던 많은 의문들을 이 책은 속 시원히는 아니고 아주 불편(?)하게 밝혀준다. 원래 진실은 달콤하지 않고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제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암이 재발했을 때가 생각난다. 매년 정기검진을 받았고, 몸에 이상이 있어 다시 병원을 찾은 것은 정기검진을 받고 나서 한 두달쯤 지난 시점이었는데, 의사는 암이 재발했으며 이런 종류의 암은 6개월이상 살기 힘들다는 선고를 해버렸다. 그럼 여태까지 힘들게 검진을 한 것은 무엇이냐고 따지자 원래 검진으로는 암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황당한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그래도 어머니는 소위 말하는 식이요법 등 대체의학으로 그 뒤 10년을 더 사시다가 돌아가셨고 돌아가실 쯤 통증이 심해져 강력한 진통제를 처방받기 위해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들은 환자가 어떻게 생존해 있는지 궁금하다고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더니 우리에게 수술을 해보자고 했다 - 사실은 해부해보고 싶다는 다른 표현이었을 것이다

그 전부터 의사들의 말을 별로 신뢰하지 않았지만, 그런일이 있고 부터인지 모르지만 나 자신도 모르게 언론에서 발표하는 소위 전문가의 말을 별로 신뢰하지 않고 의심해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면서도 내 맘에 맞는 내용이 나오면 믿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의심이 먼저였다.

이 책을 읽으니 일단 의심부터 했던 나의 태도가 이상성격자의 습관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일단 안심했고, 이렇게 조직적이고 구조적으로 엉터리가 생산되고 있고 사회에 만연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책에 언급된 수많은 엉터리 조사와 연구결과들에는 우리가 상식으로 외우고 다니던 것들도 포함되어 있으니 태양계 행성 중 명왕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몇 년전 뉴스에도 나왔고 앞으로 교과과정에서 명왕성이 빠진다는 것을 들었지만 아마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아직도 태양계를 "수금지화목토천행명"으로 외구고 있을 것이니 이것의 폐단이 어떠한지 알 만하다. 

책은 상당히 두껍지만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단 10페이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그 10페이지를 독자들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예시를 든 것이다. 정말 궁금하면 서점에서 그 부분을 찾아 읽는 - 목차를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 편법도 있겠지만 공감은 가지 않을 것이다. 고로 내용이 궁금하다면 처음부터 읽을 것을 권한다.

책말미 부록1에 보면 폭력 비디오 게임은 아동발달에 해로운가? 라는 질문이 나온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셧다운제-게임중독을 막기 위해 청소년은 야간에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게 차단하는 제도- 가 정말 필요하고 효과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시점이다보니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의 저자가 저널리스트인 것으로 아는데, 책 내용이 전문적인 내용도 많아 한 번 읽어서 잘 이해가 가지 않아 두번정도 되집어 읽은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원작의 문제인지 아니면 번역의 문제인지 그도 아니면 내 머리가 따라가지 못해서인지 모르겠지만 -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도 그냥 넘어가면 된다. 어차피 죄다 엉터리였다는 소리니까

참고로 이런 책에 한국이 언급되는 경우는 아주 드문데 중간에 황우석 박사 얘기가 예로 나온다. 이 글을 보니 황박사 사건은 우리나라 연구계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조작 중에서 빙산의 일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언론이 띄워놓고 매장에도 앞장서고...아무튼 기분은 안 좋은 사건이었다.

혹시 자신이 어떤 이론에 맹신하고 있다거나, 원푸드 다이어트 방법 같은 것을 찾아 해맨다고 하는 분들은 한번 일독할 것을 권한다. 다만 읽기 전에 내가 이런 충격적인 사실을 받아들일 만큼 정신적인 성숙이 되지 않은 분들은 읽지 마시길..특히 사춘기의 청소년에게는 금서라고 하고 싶다. 그 나이에 이것을 읽는다면 사회를 믿지 않는 심각한 병에 걸리 수도 있을 만큼 이 책의 내용은 치명적이다. 적어도 대학생 이상이 읽기를 권한다.

www.wec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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