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책을 읽는 취향이 좀 편협한 편이다. 새로운 지식을 전해주는 책이나, 재미있는 소설이나 뭐 대부분 역사를 배경으로한 소설이나 통속소설이지만...그런 책을 즐겨 읽는다. 시는 고등학교까지 배운것이 한계이고, 수필도 군대 있을 때 배달되어 오던 월간 에세이가 전부였다. 물론 좋은 시나 수필을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걸 책으로 사는 일은 거의 없다 집 서가에 많은 책들 중 시집과 수필집이 가장 적은 이유도 그것이다. 그 중 좋아하는 것이라면 작년에 산 김소연 시인의 마음사전(마음산책)이 유일하다. 고정욱님의 꼬마성자를 받아들고 처음 몇개의 이야기는 솔직히 진도가 나가지 못했다. 고정욱님이 200여권의 책을 내신 유명작가란 것도 몰랐다. 동화작가이기 때문이리라. 아직 내 아이가 동화책을 즐겨 읽을 나이가 안되었기 때문일지도.. '장애도 귀한 삶이다','장애는 부끄러운 일도, 상 받을 일도 아니다' 등 이 책 앞부분의 글들은 처음 읽은 때는 그저 그런 장애인작 이야기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책을 덮고 또 덮고... 결국 돌지난 둘째아이가 고열이 나서 소아병동 응급실에서 치료받는 동안 대기실에 앉아 있으며 할 일이 없어 가방에 넣어 다니던 이 책을 다시 펴서 읽었다. '아버지, 잠 주무시던 당신의 그 어깨'는 어쩌면 그렇게 나의 이야기와도 비슷하던지...아버지에 대한 추억이며 지금 내가 주말마다 쓰러져 자는 모습도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 가만히 생각에 잠겨 보기도 하면서 책을 읽는 속도를 높여갔다. 고정욱 님의 문장은 상당히 평이한 편이었다. 동화작가여서인지 기존 작가들이 수필집에 써대는 어려운 단어가 없어 국어사전을 뒤져봐야 할 일도 없고 고차원의 철학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작가다운 관찰력과 장애인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시점이 문장에 여기저기에서 번득인다. '어머니의 손재봉틀'에서 어머니가 천을 끊어와 옷을 만드는 장면에서....[등판이 연결되고 칼라가 붙여지면서 소매가 이어지니 그저 무심했던 천 조각들이 표정을 가진 한 벌의 옷으로 탄생하고 있었다]는 표현은 너무나 재미있고 생동감이 있어 몇 번을 다시 읽게 만들었고, '장애인이 안 보이는 두바이'에서는 그 화려하게 변한 두바이를 방문하고서 차도와 인도사이를 오르내리는 경사로가 없었고 길거리에 장애인을 볼 수 없었다고 서술한 부분에서는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두바이를 여행다녀온 수많은 명사들의 이야기를(내 와이프를 포함해서) 들어봤지만 서구문물을 그렇게 받아들인 두바이가 장애인 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러면서도 요즘 치솟는 유가를 보면 석유부자나라인 두바이의 장애인들은 혹시 모두 자가용이 있어 길거리를 다닐 필요가 없어 주차장과 건물이 이어지는 곳에만 장애인시설이 된 게 아닐까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도 해보았다.) 책의 1장은 어린시절, 2장은 그야말로 정말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적은 에세이, 3장은 장애인 정책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담고 있다. 문장은 평이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는 글로 가득차 있어 중학교 이상의 독자라면 무난히 읽을 수 있겠다. 아니 오히려 사춘기의 감수성 예민한 아이들에게 이 글을 장려해야 할 것이다. 책을 보니 고 작가님이 쓰신 동화 주인공은 장애인이라고 했다. 읽어본 적은 없으나 아이들이 좋아한다니 이제 유치원에 들어간 딸아이가 읽을 고작가님의 책을 주말에 서점에 가서 찾아 봐야 겠다. 전체적인 평점은 별네개로 했다. 수필이란 장르를 선호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책표지를 양장본으로 한 것이 싫어서였다. 난 이런 단가를 낮추고 책값을 내려야 더 많은 어려운 사람들이 쉽게 책을 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www.weceo.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