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구나.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오지 않았는데
순간을 사는 주제에
영원을 살거라는 착각만 하느라

한 발은
이미 무덤 속에 있는데

욕망과 욕심만
가득 하였구나.

젊은이는 자기 준비를 해야 하고
늙은이는 그것을 누려야 한다고 
현자들은 말한다. 
그리고 우리의 천상에서 그들이 
주목하는 가장 큰 결함은
우리의 욕망이 끊임없이 
다시 젊어지는 일이다. 
우리는 늘 살기를 다시 시작한다. 
우리의 공부와 욕망은 때로는 
늙음을 느껴야 할 일이다. 
우리는 한 발은 무덤 속에 있는데도 
욕망과 추구는 출생만 하고 있다. 77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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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아닌 새가
날아다니면서 싸는 똥보다
60억 인간이 매일 같이 먹고 싸대는
상상할 수도 없는 양의 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상상할 수 없다고 해서

안심하고 이 하루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불행이라고 해야할지

아침부터 똥이야기는 무척 산뜻하군

보슬똥이 아니라
보슬비 내려 천만다행인 월요일
출근한 사무실에서
커피 한 잔과 책 한권의 여유도
좋습니다.

이 세계에서 많은 곤란과 좌절을 겪으면서 삶에 지치고 병들어버린 인간은 세계를 추악하기 그지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자신이 부딪히는 온갖 곤경을 자기발전의 계기로 삼으면서 그것에 감사하는 건강한 인간에게는 이 세계가 아름다운 곳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어느 날 쇼펜하우어가 친구와 함께 이른 아침에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새 한 마리가 하늘을 날아가다가 똥을 쌌고, 그 똥은 마침 친구가 어제 새로 맞춰 입은 양복에 떨어졌습니다. 새똥으로 얼룩진 그 친구의 양복을 보면서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거 봐. 내가 뭐라고 했나. 이 세계는 생각할 수 있는 세계 중에서 가장 악한 세계라고 하지 않았나?
의기양양한 쇼펜하우의 말에 친구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아니.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
이 세계는 그래도 괜찮은 세계야.
만약 새가 아니라 소가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생각해보게

쇼펜하우어의 친구가 말하듯이 소가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똥을 싸대는 것보다는 새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세계가 훨씬 좋은 곳으로 느껴지지 않나요? 세계가 어떤 곳인가에 관한 문제는 이처럼 관점에 따라서 그리고 그 세계를 사는 우리의 정신상태가 어떠한가에 따라서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32-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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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행복하기 위해.
여행은 떠나야 돌아올 수 있다.


나는 어떤 곳에 가기 위해 
여행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여행할 뿐이다. 
나는 여행을 위해 여행한다. 
중요한 일은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의 삶을 위해 필요한 것과 
장애물을 좀 더 가까이에서 
느끼기 위해.

문명의 이 깃털 침대로부터 
내려오기 위해. 

그리고 잘린 부싯돌들이 뿌려진
지구를 이 발밑에서 느끼기 위해. 2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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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그 원리가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지만.


빛나 언니한테 
가르쳐주려고 그러는 거야. 
세상이 어떻게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오만원을 내야 오만원을 돌려받는 거고
만이천원을 내면 만이천원짜리 축하를 
받는 거라고, 아직도 모르나본데
여기는 원래 그런 곳이라고 말이야. 

에비동에 새우가 빼곡하게 들어 있는 건 
가게 주인이 착해서가 아니라 
특 에비동을 주문했기때문인 거고 

특 에비동은 일반 에비동보다 
사천원이 더 비싸다는거

월세가 싼 방에는 다 이유가 있고
칠억짜리 아파트를 받았다면
칠억원어치의 김장, 설거지, 전 부치기
그밖의 종종거림을 평생 갖다바쳐야 한다는 거.

디즈니 공주님 같은 찰랑찰랑 긴 머리로 
대가 없는 호의를 받으면 사람들은 그만큼 
맡겨놓은 거라도 있는 빚쟁이들처럼 
호시탐탐 노리다가 
뭐라도 트집 잡아 깎아내린다는 거.

그걸 빛나 언니한테 알려주려고 
이러는 거라고, 나는. 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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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같은 어른이
나쁜 것만은 아닐터

다만
철 없는 어른
떼 쓰는 어른
격 없는 어른은
사양이다

독서를 통해
인식이 변하되
의문이 아닌
질문을 가지기

아이의 시야가 아닌
아이의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변화해가야 하지 않을까

책을 읽음으로써 사람이 변하고, 인격이 변하는 이유는 그 책에 의해 인식, 즉 사물을 보는 방식이 훨씬 크게 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애당초 인간은 전 생애에 걸쳐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생물이 아닐까. 누구든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은 인식 면에서 상당히 다르다. 이를테면 예전에는 재미있었던 것이 지금은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어떠한 변화도 없이 옛날과 그대로인 사람은 없다. 만약 인식의 변화가 너무 미미하거나 그 변화가 또래에 비해 상이한 경우는 아이 같은 어른 처럼 보인다. 그래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인식이 변하는 것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84-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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