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나머지
감격에 겨워
만세조차 외치지 않을
그런 순간이
앞으로
몇 번이나
남았으려나

수기는 이런 식으로 시작했다.

인생의 다양한 장면에서 
만세를 부를 만한 만남이 생기지만
그중 상당수는 그때뿐인 만세다. 

기쁜 나머지 감격에 겨워 
만세를 외치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 적은 행운을
나는 지금까지 두 번 만났었다.

이 ‘두 번‘이 나와 여동생이 
태어난 날이다.
내가 태어난 날. 오사카에도 
눈이 내렸다고 한다. 
이른 아침 인근 전화 부스에서 
병원으로 전화를 걸어 
딸의 탄생을알았던 아빠. 

이곳에서 "만세!"를 외쳤던 모양이다.
집에 전화가 없었나

나는 이런 쪽으로 흥미가 솟는다.
더욱더 놀랐던 부분은
다음의 한 줄이었다.

첫 대면, 코가 높은 아이구나
이것이 첫인상이었다

아버지
나중에 깨달았으리라 생각하지만
나는 코가 낮다.
딸바보네.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첫대면에서 그렇게 느껴준 것에
어째서인지
눈물이 쏟아졌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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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시로
한 편의 생을
한 편의 삶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인생은
시를 통해
삶이 될 수 있다.

겸허한 삶

겸허한 삶은 
사라지지 않는다

늘 충만하다

소박한 자아로 돌아가 
지혜를 준다

아버지가 자식을 위해 
이야기를 만들 때

그는 동시에 
아버지와 자식이 되어
자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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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차이점은
집중과 분산이 아닐까

나에게로
나에게서
비롯된다는 점이
또한 공통점이 아닐까

우리가 점점 더 디지털화되어 
가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점점 더 아날로그적인 것을 
찾는 이유도 있다. 

손 글씨 쓰기 연습, 색칠하기 연습
가구 만들기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아날로그 열풍은 지나치게 
디지털화되어 가는 현실에 
대한 반작용이다. 

디지털화되어 갈수록 
나자신은 데이터화된다. 

나라는 존재는 이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디지털 
사진들로 대변된다. ‘나‘라는 
존재가 비트로 구성된 
데이터화되는 현실은 
원자로 구성된 몸을 가진 
우리로 하여금 점점 불안감을 
느끼게 만든다. 

데이터로 대체되어 가는 나를 
찾기 위해서 더욱 더 물질로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적 문화에 
애착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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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대의 세계는
그대에 의해
창조되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되는 거다.
언제나

그대들이 세계라고 부르는 것, 그것은 우선 그대들에 의해 청조되어야 한다. 이 세계는 그대들의 이성, 그대들의 심상, 그대들의 의지, 그대들의 사랑 안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그대들 인식하는 자들이여, 그러면 그대들은 그대들의 행복에 도달하게 되리라
​
그대들 인식하는 자들이여, 이러한 희망도 없으면서 어떻게 삶을 참고 견디려 하는가?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것 속에서, 비이성적인 것 속에서 그대들이 태어나야 할 까닭은 없는 것이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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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많은 별들은 다 누구의 힘겨움일까
​
보푸라기 이는 숨을 쉬고 있어
오늘은
교외에 나갔다가
한 송이만 남은 장미꽃을 보고 왔어
아무도 보지 않은 자국
선명했어
숨결에 그 꽃이 자꾸 걸리데
​
보푸라기가 자꾸만 일어
​
저 많은 별들은 다 누구의 가슴 뜀일까
아스라한 맥박들이 자꾸 목에 걸리데
​
어머니
얘야, 네 사랑이 힘에 겨웁구나
예 어머니. 자루가 너무 큰걸요
​
저 많은 별들은 다 누구의 힘겨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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