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은
추억이 되고 기억이 됩니다.

시간과 공간만
흐르는 게 아니라

사람도
흐르는 존재였습니다.

코로나 덕분에
목욕탕 가기도
어려운 시절

목욕을 마치고
어머니가 사주시던

초코우유 한 잔이
그리운 아침입니다.

엄마 손을 잡고 목욕탕에 오던 어린 날들은 욕객들의 몸을 씻기고 하수구로 흘러 들어가는 물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지금은 내가 오고 싶을 때, 내 발로 걸어서 목욕탕에 올 수 있지만, 언젠가는 누군가의 부축을 받지 않으면 목욕탕에 걸음 하기 어려울 날이 닥칠 것이다.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모두가 받아들여야 하는 정해진 결말이다. 그러다 자리에서 영영 일어나지 못하는 날 피부의 검은 자국은 욕창이 될 것이다.

몸은 책과 영화, 노래와 이야기보다 묵직하고 강렬하게 인생의 종착점을 말한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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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건
의문이 아니라 질문이다.

내가 남들보다 왜 작게 가졌는가라고 묻는 의문이 아니라

내게 불필요한 것을 가지진 않았는가라고 묻는 질문이다.

인디언 아라파호 족은 3월을 이렇게 부른다.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

100년도 살지 못하는 주제에
오늘이 영원하다 내 가진 것이 영원하다 착각 속에 사는 동물은 인간 뿐이다.

모든 것은 변하고
모든 것은 사라질 것이다.
한결같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기에
아무것도 있을 수 있는
오늘 하루

더하기 보다는 빼기
곱하기 보다는 나누기가
충만한 하루되었으면 좋겠다

그가 인디언이든 아니든, 누구나 홀로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도 자주, 특히 이른 아침이면 홀로 깨어 평원에 어리는 안개와 지평의 한틈을 뚫고 비쳐오는 햇살 줄기와 만나야 한다. 어머니인 대지의 숨결을 느껴야 한다. 가만히 마음을 열고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보거나 꿈꾸는 돌이 되어 봐야 한다. 그래서 자기가 대지의 한 부분이며, 대지는 곧 오래 전부터 자기의 한 부분이었음을 꺠달아야 한다. 인디언 천막을 열면 들판으로 가는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델라웨어 족 상처입은 가슴의 이야기중에서

매는 느린 놈을 잡았고, 그 때문에 저처럼 느린 놈들은 자기를 닮은 느린 자식들을 세상에 내보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또 매는 빠른 놈의 알이거나 느린 놈의 알이거나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메추라기 알을 먹어치우는 들쥐 수천 마리를 잡아먹지. 이런 식으로 매는 자연의 이치를 따르고 있다. 어느 면에서는 메추라기를 돕고 있는 거여.

필요한 만큼만 갖는 것, 그것이 자연의 이치다. 사슴 사냥을 할 때도 가장 훌륭하고 멋진 놈을 잡아선 안 된다. 그중 작고 느린 놈을 잡아야지. 그러면 사슴들은 더욱 강해지고 그래서 늘 우리에게 고기를 마련해 주게 되지. 표범이 그 사실을 알고 있으니 너도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 자연의 이치를 지켜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런데 꿀벌만이 저한테 필요한 것 이상을 모아둔다. 그러니까 결국은 곰이나 사람한테 꿀을 빼앗기고 말지. 안간들 중에도 그런 자가 있다. 제 몫 이상을 저장하고 저 혼자만 잘 먹고 지내려는 자들이지. 결국은 빼앗기기 마련이야. 그 때문에 전쟁을 하게되고.. 그들은 필요도 없는데 제 몫 이상을 차지하려고 허튼 소리를 다 늘어놓는다. 또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워 자기가 더 많이 가질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지. 사람들은 그런 명분과 허튼 소리 때문에 목숨까지 잃는다. 하지만 그들이 그런다고 해서 자연의 이치가 바뀌어지진 않아.

할아버지는 소리내어 웃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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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하나를
여러 번 되내이게 하는 건
작가와 저자의 분기점이다.

거기다가
위로까지 건넬 수 있는건
하나의 사건지평선이 된다.

토닥이는 김연수의 문장으로
위로 받는 퇴근길 지하철 1호선 독서

잘 읽겠습니다.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지지 않는다는 말이 반드시
이긴다는 걸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이었다.

지지 않는다는 건
결승점까지 가면 내게 환호를
보낼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아무도 이기지 않았건만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그 깨달음이 내 인생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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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이 책을 읽고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만도
나 자신이 이만큼 하고 있다는 걸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하루이건만
더 놀라운 건
이 하루에 만족하지 못하고
또다른 무언가를 갈구한다는 점과
이 또한 알아차릴 수 있다는 점

이것에 대한 이해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눈 먼 시계공이
우연히 조립한
최고의 시계일지도 모르겠다

저는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범위에 제약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게 과학 기법 떄문은 아닙니다. 과학 기법은 제가 볼 때 유일하게 합리적인 접근법, 데이터를 대면하는 유일한 방식입니다. 그게 없다면 어떤 견해가 옳고 그른지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저는 그보다도, 우리가 스스로의 마음에 의해서 제약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이유 때문에 인간의 마음은 인류가 지금과는 아주 다른 존재 양식으로 - 즉, 수렵 채집 사회에서 살면서 - 진화했던 과정의 요구에 맞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그런 뇌더러 상당히 다른 환경에 적응하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우리 뇌가 이정도로 잘 해내고 있는 것만도 놀라운 일입니다. 우리가 단순한 법칙과 개념을 발명해서 그것으로 폭넓은 자연현상을 정량적으로 예측 할 수 있다는 건 충격적이리만치 놀라운 일입니다. (...) 어째서 세상은 우리가 간단한 방정식을 구상해서 이토록 폭넓은 현상을 설명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을까요? 이것은 아주 놀라운 일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일은 우리가 이만큼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죠. 그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는 데는 놀라지 않았습니다. 그건 당연히 예상되는 일일 뿐이니까요.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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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 변한다.
그 사실만은
변함없다.

모든 게
변하더라도

이 여행의
이 아침의
이 마음은
변하지 않기를.

세상의 사건들은 변화하고 
우연히 벌어진다. 이 우연한 
발생은 무질서하게 확산되고 
흩어진다. 이동 속도가 다른 
시계들은 동일한 시간을 
표시하지 않는다. 한 시계의 
바늘은 다른시계와의 관계에서 
볼 때 다르게 움직인다.
기본 방정식들에하나의 시간 
변수는 포함되지 않지만, 서로의 
관계 안에서 변화하는 시간 
변수들은 포함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시간은
변화의 척도다.

그 변화들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변수들이 선택될 수 있고 미 변수
중 그 어떤 것도 우리가 본 시간의
모든 특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세상이 끝없이 변화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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