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루 종일 혼자 앉아 있었다. 텅 빈 바다 위로 크고 무서운 것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사각 사각 사각, 수평선 너머에서 무수한 적선들의 노 젖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환청은 점점 커지며 내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고개를 흔들어 환청을 떨쳐냈다. 식은땀이 흘렀고 오한에 몸이 떨렸다. 저녁 무렵까지 나는 혼자 앉아 있었다.
(...)
나는 장계를 오랫동안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붓을 들어 맨 마지막에 한 줄을 더 써넣었다. 나는 그 한 문장이 임금을 향한, 그리고 이세상 전체를 겨누는 칼이기를 바랐다. 그 한 문장에 세상이 베어지기를 바랐다.

......신의 몸이 아직 살아 있는 한 적들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삼도수군통제사 신 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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