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은
추억이 되고 기억이 됩니다.
시간과 공간만
흐르는 게 아니라
사람도
흐르는 존재였습니다.

엄마 손을 잡고 목욕탕에 오던 어린 날들은 욕객들의 몸을 씻기고 하수구로 흘러 들어가는 물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지금은 내가 오고 싶을 때, 내 발로 걸어서 목욕탕에 올 수 있지만, 언젠가는 누군가의 부축을 받지 않으면 목욕탕에 걸음 하기 어려울 날이 닥칠 것이다.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모두가 받아들여야 하는 정해진 결말이다. 그러다 자리에서 영영 일어나지 못하는 날 피부의 검은 자국은 욕창이 될 것이다.
몸은 책과 영화, 노래와 이야기보다 묵직하고 강렬하게 인생의 종착점을 말한다. 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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