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드는 게 전투 장면과 유사하다는 데에 동의하지만, 그 보다는 개인 신체상의 지구력 시합으로 생각하고 싶어요.
내게는 영화제작의 전 과정 중 본 촬영 단계가 가장 고독한 부분이에요. 마치 수학 등식을 푸는 것 같아요. 뉴트럴 코너 (권투 경기장의 네 코너 중 선수들이 사용하지 않는 코너) 에 가서 신이 현현할 때까지 초조하게 기다리는 거죠.
때로는 끝까지 아무 것도 나타나지 않고, 그러면 평범한 다섯 개의 대안을 두고 혼자 앉아 있죠. 그럴 때면 제작부장이 게으름 피우지 말고 얼른 일어나라고 해요.
따라서 감독 일은 장군이 되는 것과 전혀 달라요. 오히려 중위가 되는 것 같죠. 장군 역할은, 멀리 떨어진 푸에르토 바야르타(멕시코 중서부의 해양 관광지) 에서 당신에게 짖어대는, 돈줄을 쥔 사람의 몫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