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그 사월 오후에
야구장에 가지 않았다면
무라카미 씨는 지금
소설가가 되었을까요
who knows? 그런 걸 대체
누가 알 수 있을까
만일 그날 오후에 야구장에
가지 않았더라면 나는
소설 쓰는 일 없이 일생을
마쳤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뭐 특별한 불만이 없는
인생을 보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그 봄날 오후에 진구 야구장에
가서 한적한 외야석에.
그 당시 진구 야구장은
거의 비어 있었다.
누워 뒹굴며 데이브 힐튼이
좌익수 쪽으로 멋진 2루타를
치는 걸 보았고, 그래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라는 첫 소설을
쓰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엑스트라오디너리 (심상치 않은)한
사건이었을지도 모른다
무라카미 씨는 그와 비슷한 일이
살면서 누구에게나 다
일어난다고 생각하세요
난 잘 모르겠는데.
나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완전히 똑같다고는
할 수 없어도 그와 비슷한 일은
많든 적든 누구에게나
언젠가 일어난다고 생각해
그런 여러 가지 일이 딱하고
제대로 결합하는 계시적인 순간이
언젠가 올 거라고 생각하지
뭐 적어도 그런 일이 꼭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 인생이 더 즐겁지 않을까. - P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