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걸으면서 하는 독서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

오늘 하루
여행은

여기에서
행복하기

에리체의 기슭에 안개라도 끼면 
애니메이션 속의 라퓨타와 
영락없이 똑같을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에리체를 
방문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그랬다면 반드시 좋아했을 것이다

그가 창립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지브리 Shibli 라는 말은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이란 
뜻의 리비아어다

똑같은 바람을 이탈리아어로는 
시로코 sirocco 라 부른다

지브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하라사마 일대에서 활동하던 
이탈리아 정찰기들의 별명이기도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두번째 작품이 
바로 1986년에 발표된
천공의 성 라퓨타 다

어쨌든 이 지브리라는 이름에는 
그가 좋아하는 세 가지가 모두 들어 있다. 
바로 지중해와 비행기, 그리고 바람이다

미야자키 감독의 이런 취향은 
전쟁의 참혹함을 증오해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돼지로 변해버린 후 
지중해의 무인도에서 
홀로 살아가는 비행기 조종사 
얘기를 담은 붉은 돼지 로도 이어진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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