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는다는 건
또다른 인생으로 살아보는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원하는 인생이든
원하지 않는 인생이든

매일매일이
새롭게 시작된 세상이었다.

어제도 내일도 실상
오늘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2021년은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오늘, 어떤 소설이 될까.

적어도 스릴러물이나
추리소설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tv에서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오늘은 모든 채널이 특별편성을 하고 있었다. 안경을 쓴 관방 장관이 ‘헤이세이‘라고 적힌 액자를 높이 드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이 영상은 저녁때부터 질릴 정도로 여러 번 나왔다. 앞으로도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이 장면이 tv에 나올 것이다. 이 오부치라는 관방장관도 나중에 출세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다.

오늘 아침 일찍 쇼와 천왕이 서거해서 일본 전국이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렇게 무겁게 가라 앉은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오후가 되어 새로운 연호가 발표되었다. 새로운 연호는 ‘헤이세이(일본 아키히토 천황 시대. 1989~2019)‘다.

"헤이세이, 뭔가 입에 붙지 않는 것 같아."
"쓰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애나 하나 더 낳을까? 그럼 그 애는 헤이세이 출생이 되잖아."
"그럴 작정이면 작작 마시고 빨리 마누라한테 가."

카운터에서 손님들이 하는 이야기가 머리에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겐타가 프라이팬을 불에 올렸는지 양파를 버터에 볶는 고소한 냄새가 풍겨 왔다. 다에는 기둥 뒤에서 얼굴을 살짝 내밀어 안족 테이블 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 손님을 훔쳐봤다.

청바지에 검은 스웨터를 입은 수수한 옷차림이었다. 그때 료칸 숙박부에 기재된 이름이 엔도 유카리였다. 어떻게 자살했다고 한 여자가 여기 앉아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알 수 없었지만 만약 정말로 그 사람이 맞는다면 자살로 위장할 만큼 절박한 이유가 있었겠지.

여자가 손을 뻗어 컵에 든 물을 조금 마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다에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에게, 아니 우리 여자들에게 오늘 새롭게 시작된 헤이세이라는 세상은 어떤 시대가 될까?

- 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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